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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하이브, 독과점 이슈 피할 길 없는 SM 인수 전쟁 [엔터XENTER]

기사입력 2023.02.26 17:50



​[엔터XENTER]는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이슈에 대해 다루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속도보다는 숙고를 우선시하고 이슈의 겉면이 아닌 속면을 들여다보는 시리즈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카카오와 하이브 중 누가 SM의 새 주인이 될 것인지 화제가 되고 있다.

SM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을 논할 때, 독과점 문제는 빠질 수 없는 이슈 중 하나다. 지분 경쟁의 승자가 정해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 구 빅히트 시절 하이브는 플레디스 인수(참고자료①) 당시에도 공정위의 판단을 받은 바 있다.

당시와는 많은 것이 달라진 하이브와 대표적인 IT대기업인 카카오. 공정위로부터 독과점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답변하기가 쉽지 않은 회사들이다.



1. 하이브+SM = 초거대 K-POP아이돌 기획사의 탄생


구 빅히트(현 하이브)가 플레디스 인수를 승인(2020년 10월)받을 때 공정위는 "결합 후에도 점유율과 시장집중도가 높지 않고 SM, YG 등 대형 연예기획사와 카카오M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때도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기획사였지만, 레이블 체제 구축 전이었기에 회사의 몸집 자체가 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들이 2019년~2020년에 해둔 영입, 인수, 협업(참고자료②)이 그들의 체급을 올리고 시장의 판도를 바꾼 상태.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 영입은 뉴진스의 탄생으로, 쏘스뮤직 인수는 르세라핌의 탄생으로, CJ ENM과 협력(서바이벌 '아이랜드' 방송, 빌리프랩 설립 등)은 엔하이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K-POP팬덤 비즈니스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인 앨범 판매량(참고자료③) 분야에서 이미 하이브는 압도적 1위. 몇몇 기획사 제외하면 이미 비교가 불가인 상태이며, SM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그들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SM 인수에 성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이브는 "JYP와 YG를 하이브+SM의 '경쟁상대'라 보는 것이 타당한가", "기획사로서 하이브+SM이 CJ ENM과 같은 체급이라 할 수 있는가", "하이브+SM을 제외한 K-POP아이돌 시장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등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하나같이 "SM을 인수하더라도 독과점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할 때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들이다.



2. 카카오+SM = 100% 자급자족이 가능한 엔터 대기업의 탄생

K-POP아이돌 시장 3대 요소는 제작, 일감, 평가다. 제작은 아티스트-앨범-콘텐츠 제작을 뜻하고, 일감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노동(광고, 행사, 콘서트 등)을 뜻한다. 그리고 평가는 아이돌의 활동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 평가를 의미한다. 카카오는 이 3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하이브조차도 이를 다 보유하고 있진 못하다. 

스타쉽, IST, 이담, 안테나 등의 기획사들이 카카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아이돌 포함 연예인에게 중요한 일감은 광고, 연기, 예능 등인데, 무엇 하나 카카오의 영향력이 적은 곳이 없다. 광고주가 되어줄 존재(카카오게임 등)도 있고, 영화 및 드라마의 원천이 되는 콘텐츠 생산기지(카카오페이지)도 있다. 예능 역시 자체 제작 가능한 상태.

마지막은 평가. 카카오는 국내 1등 음원플랫폼이자 음원의 대중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멜론을 가지고 있으며, 주요 연말 가요시상식인 '멜론 뮤직 어워드'(MMA)도 갖고 있다. 아이돌 제작도 하고, 아이돌에게 일도 주고, 아이돌에게 상도 줄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지 이미 오래.

이런 카카오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초대형 남자아이돌그룹. 그리고 이를 즉시 해결해 줄 수 있는 회사가 바로 SM(엑소, NCT 등)이다.

물론 카카오는 인수를 하진 않을 것(참고자료④)이라 밝힌 상태라 지켜볼 필요는 있다. 다만 인수가 아니라 해도 음원 유통 채널(멜론)과 뮤직비디오 유통 채널(원더케이)과 한국 대표 가요 시상식(MMA)을 가진 기업이 SM의 대주주가 되는 게 과연 긍정적이기만 할 것이냐는 생각해 볼 문제다.

3. 특정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에 대한 우려

SM의 새 주인을 찾는 문제는 업계 내 파급력으로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참고자료⑤) 이슈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독과점 문제에 있어선 더 그렇다.

물론 양사 모두 체급이 큰 회사들인 만큼, 충분한 법률적 검토(참고자료⑥)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로의 존재 덕분에 독과점 기업이라는 판정을 받지 않을 수도 있고.

다만 양사 모두 국내 기준으로는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비대하며, SM까지 합류했을 때 충분히 우려를 표할만한 회사들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 이는 양비론이 아니며, SM 내부 개혁 문제를 넘어 음악방송 및 가요시상식의 권력 구도 재편, 기획사 간 권력 불균형 심화 등도 우려의 대상에 포함된다.

특정 기업이 지나치게 큰 힘을 가졌을 때 생기는 부작용은 산업과 직종을 불문하고 나타나며, K-POP아이돌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이에 더 큰 몸집, 더 강한 힘을 갖고자 하는 양사의 행보를 우려하는 건 충분히 의미가 있다.

참고자료 및 출처

①"빅히트의 플레디스 인수 문제없어"…공정위, 인수 승인(연합인포맥스 / 2020.10.18.)

②빅히트, 민희진 전 SM 이사 영입… "브랜드 총괄·걸그룹 론칭" (서울신문 / 2019-07-01)
  방탄소년단·여자친구 한 식구 됐다…빅히트, 쏘스뮤직 인수(연합뉴스 / 2019-07-29)
  CJ ENM-빅히트 합작법인 '빌리프랩' 설립(연합인포맥스 /  2019.03.11.)
  빅히트, 지코 소속사 KOZ엔터 인수(조선비즈 / 2020.11.18 )

③BTS부터 뉴진스까지…하이브, 올 한 해 음반 판매량이 약 2070만 장 (헤럴드 경제 / 2022.12.22.)

④"SM 인수 목적 아니다"는 카카오, 거짓이라면 처벌 가능할까(한겨레 / 2023.02.19.)

⑤MS, 블리자드 인수 난항…EU도 반대 분위기↑(ZDNet Korea / 2023.01.17.)

⑥하이브+SM…사상초유 '초거대 기획사', 공정위 심사 쟁점은?(한겨레 / 2023.02.15.) 

사진 = 하이브, 카카오, SM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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