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지진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가나 공격수 크리스티안 아추(31)를 추모하기 위해 축구계가 한뜻을 모았다.
AFC아약스는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요한 크라위프 아레나에서 열린 스파르타 로테르담과의 2022/23시즌 에레디비스 22라운드 맞대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압승을 거둔 이 경기에서 가나 미드필더 모하메드 쿠두스와 심판이 보인 행동들이 전 세계 축구계를 감동시켰다.
이날 쿠두스는 후반 39분 멋진 프리킥으로 팀의 4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골을 넣은 쿠두스는 곧바로 유니폼 속에 입었던 속티를 공개했다. 쿠두스가 유니폼 속에 입은 속티에는 'R.I.P(Rest In Peace, 고이 잠드소서) 아추'라는 문구가 작성돼 있었다.
튀르키예 슈퍼리그 하타이스포르에서 뛰고 있던 아추는 튀르키예에 닥친 대지진으로 인해 지난 18일 거주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수색에 나섰지만 끝내 아추가 세상을 떠난 게 확인되자 전 세계가 애도를 표했다.
쿠두스도 같은 가나 대표팀 동료 아추를 위해 추모 세리머니를 준비하면서 팬들을 감동시켰다. 이때 쿠두스 세리머니 이후 심판의 행동이 밝혀지면서 팬들에게 감동을 두 번 선사했다.
일반적으로 축구 경기 도중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면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게 된다. 이는 유니폼에 부착된 후원 기업 로고를 가리고 정치적·상업적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본래라면 상의를 걷어 속티에 적은 메시지를 공개한 쿠두스는 경고를 받아야 하지만 심판은 쿠두스의 의도와 상황을 이해하고 경고를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기가 끝난 뒤 쿠두스는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축구 규칙이 있지만 이건 축구를 넘어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판은 유니폼 탈의는 허용되지 않은 행동이라고 말했지만 축구보다 더 큰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해했다"라며 "심판에게 큰 존경심을 표한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추가 불운한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많은 이들이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아추의 시신이 20일 고국 가나로 돌아오자 가나 부통령은 "우리는 아추를 그리워할 것이고 그가 떠난 건 매우 고통스러운 손실이다. 우리 형제의 영혼이 우리 창조주의 품에 안기기를 기도한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과거 뉴캐슬 유나이티드 시절 아추와 한솥밥을 먹었던 대한민국 미드필더 기성용도 "그가 하나님 품에 평안히 잠들길.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에 큰 위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한다 친구야. 넌 정말 멋진 축구선수였어"라며 명복을 빌었다.
사진=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