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순위 10위권에 연이어 안착한 ‘솔로지옥’ 시리즈에 이어 무려 전세계 넷플릭스 1위를 석권한 ‘피지컬: 100’까지(OTT 분석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K예능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긴 호흡으로 서사를 풀어나가며 흡인력을 극대화하는 영화, 드라마와는 달리, 예능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다양한 국가에서 사랑받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화권이 달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영리하게 활용한 K예능들이 등장하며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는 K-연애예능에 이어, 말이 필요없는 피지컬에 집중한 예능, K팝 인기를 타고 다시 주목받는 음악 예능에 이르기까지 그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
# K예능=연애 맛집, '솔로지옥' 시리즈→'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연애 리얼리티는 글로벌 흥행 예능 사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르다. 인류 공통적인 감정인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글로벌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 가능하다. 기존 서구권 연애 예능들이 주로 매혹적인 남녀들의 썸타기로 현실에 없을 듯한 자극을 선사했다면 K연애 예능의 경우 감정선과 관계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한층 현실감과 몰입감을 주고 있다. 2021년 연말 공개됐던 ‘솔로지옥’ 시즌1이 넷플릭스 글로벌 TV쇼(비영어권) 순위 4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선풍적인 화제를 모은 이후, 다양한 K연애예능이 글로벌OTT를 타고 공개되며 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연애예능 사이에서 참신한 소재와 콘셉트, 설정을 가미한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획, 제작해 국내외 OTT에서 올초까지 공개한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하 좋알람짝)’ 역시 해외 흥행에 성공했다. 천계영 작가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한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속 연애 예능을 현실화했는데, 이를 위해 반경 10미터 내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오면 하트 알람이 뜨는 '좋알람' 앱을 실제 개발해 출연자들에게 제공했다. 알람 장치를 통해 감정의 향방을 한층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출연자들 사이에서 많은 하트를 얻어야 하는 게임적 요소까지 가미해 글로벌 MZ세대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일본에서는 OTT 플랫폼 아베마(ABEMA) K콘텐츠 부문 1위에 올랐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출연자들의 영상 등을 통해 해외 팬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내며 외국어 자막 버전 요청이 쇄도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원작 웹툰이 국내외에서 누적 50억뷰를 기록할 정도로 워낙 메가히트한 IP다. 연애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의 방향과 변화를 앱 알람을 통해 확인하도록 해, 신선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설정에 글로벌 시청자들도 많이 몰입한 것 같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좋알람짝’ 전에도 참신한 예능 콘텐츠를 글로벌 OTT를 통해 전세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공개한 ‘체인지 데이즈’ 시즌2 역시 글로벌 흥행한 사례다. 이재석PD가 연출한 이 콘텐츠는 나이와 직업, 연애 기간은 서로 다르지만 각양각색의 이유로 이별의 문턱에 서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 연인들이 함께 여행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신개념 연애 리얼리티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국내외에서 입소문을 타고 점점 높은 순위를 기록, 대한민국에 이어 대만, 홍콩, 일본, 싱가폴 등지에서 차례로 넷플릭스 TOP10 내 차트인했다(플릭스패트롤 기준). 종영 당시 아시아 드라마 커뮤니티 등지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리얼하고 생동감 있는 리얼리티 쇼다. 모든 이들이 대본이 아닌 감정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커플들이 그들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해결하는지에 대해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등 시청자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는 해외에서도 대인기.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 Viu(뷰)에 따르면 '환승연애2'는 지난해 9~10월 주간 순위에서 서비스 중인 각국마다 상위권 차트인에 성공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비드라마 차트에서는 모두 TOP5에 안착했다.
# 피지컬·신체능력 집중한 新예능으로 전세계 1위
전세계 어디에서나 스포츠가 존재하듯, 신체적 강함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열광하는 포인트. 최근에는 ‘힘’과 ‘강함’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자극하는 한국 예능이 전세계적 흥행에 성공했다. MBC 장호기PD가 연출한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 최초로 전세계 넷플릭스 TV쇼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OTT 분석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이는 신체 능력에 자신있는 100인의 참가자들이 3억의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서바이벌 예능. ‘최고의 몸’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던진 후 참가자들이 각자의 피지컬을 통해 다채로운 미션을 극복하며 경쟁하는 모습을 담아내 전세계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예능 자막을 최소화하는 대신 고속촬영과 특수 카메라 등으로 피지컬과 신체 능력을 담아내는 데 집중, 국가와 문화권을 막론하고 전세계 남녀노소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로 탄생했다.
# 음악+서바이벌 더한 K-음악예능, K팝 인기에 승승장구
글로벌 흥행 장르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바로 K-음악 예능. 수년 전부터 MBC ‘복면가왕’,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해외에 포맷을 수출하며 사랑받아온 음악예능은 최근 K팝의 글로벌 강세와 더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바이벌 구도로 흥미를 더한 음악 예능이 사랑받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데뷔 서바이벌에 버추얼 아이돌 요소를 접목한 국내 최초의 버추얼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를 선보여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 해외 유력 매체가 ‘소녀 리버스’에 대해 대서특필했으며, 본편 영상에는 많은 해외 시청자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서바이벌에서 중도 탈락해 정체를 공개한 출연자들에 대한 일본 유력 매체들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엠넷 ‘보이즈 플래닛’도 일본 OTT 플랫폼 아베마(ABEMA)에서 K팝 부문 콘텐츠 랭킹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 구가 중이다. 한국 연습생이 모인 K그룹, 글로벌 연습생이 모인 G그룹이 K팝 보이그룹 데뷔 멤버로 발탁되기 위해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 그려져 국내외 K팝 팬 모두 흥미롭게 감상하고 있다. K팝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SNS 트위터에서도 프로그램명 ‘보이즈 플래닛’이 글로벌 트렌드 8위에 오르고, 한국, 일본에서는 최고 3위까지 올랐다.
이외에도 글로벌에서 먹힐 만한 소재와 참신한 콘셉트의 K예능이 탄생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박진경CP와 문상돈PD가 연출하는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드라마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K좀비’ 소재를 서바이벌 예능에 접목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 카카오, 넷플릭스, 티빙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