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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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앞으로' 예고한 이정효 감독 "지키는 축구 없다, 내가 책임진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02.09 08:15



(엑스포츠뉴스 제주, 권동환 기자) 광주FC를 이끌고 있는 이정효(48) 감독이 2023시즌 '공격 일변도' 축구를 예고했다.

이정효 감독은 8일 제주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공격적으로 축구를 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광주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K리그 구단 감독으로 데뷔했다. 프로 감독이 처음인 이 감독에게 광주 지휘봉을 맡긴다는 사실에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주변의 우려가 무색하게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최다 승리·승점 기록을 세우면서 1부리그 승격을 일궈냈다.

화끈한 공격 축구로 광주를 1년 만에 K리그1로 복귀시킨 이 감독은 1부리그에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유지할 생각임을 밝혔다.

다음은 이정효 감독의 일문일답.



-새 시즌을 앞둔 소감 한 마디.

동계훈련 동안 선수들과 잘 준비했다. 잘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있으니 많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1년 만에 K리그1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어떤 컨으로 강팀들과 부딪힐 생각인지 듣고 싶다.

광주시와 시민들은 우리가 손쉽게 올라왔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피와 눈물과 땀으로 힘들게 올라왔다. 운동장에서 열정을 다해서 올라왔는데 그런 부분들이 퇴색된 거 같아 아쉽다. 다시 한번 우리 선수들이 피와 땀, 눈물로 올라왔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

분명 K리그1은 K리그2와 다르지만 광주가 가는 방향은 바뀌지 않을 거다.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공격적으로 우리가 추구했던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1골을 넣으면 2골을 넣고, 2골을 넣으면 3골을 넣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지난해 미디어데이 때 '더러운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이번 시즌 축구도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

용기 있게 도전하자. 용기 있게 도전하고 책임은 내가 다 지겠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훈련에서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선수들 컨디션이나 전술 훈련에서 문제가 있는지.

선수들 컨디션은 좋다. 다만 어려운 숙제를 많이 내줬는데 선수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아 아쉽다. 아쉽긴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어떤 숙제를 내줬는지 알고 싶다.

두 팀으로 나눠서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가면서 시키고 있는데 다들 힘들어한다. 선수들이 적응한 거 같으면 바로 공수를 바꾸는데, 머리를 많이 써야 돼서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거 같다.

-코치 시절 남기일 (제주)감독과 함께 '승격 청부사'로 활동했다다가 감독으로서 K리그1에 도전하게 됐다.

남기일 감독과 승격을 2번 같이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좀 지키는 축구를 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감독이 돼 (K리그1에)도전을 하려면 공격밖에 없다고 생각해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지키는 축구를 할 생각이 없다.

-강팀들과 싸움에서도 지키는 축구를 할 생각이 없는지.

울산, 제주, 수원 등과 지키면서 싸우다 지면 억울할 거 같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색깔을 유지할 생각이다.

-이적시장에 대한 소감을 알려달라.

지키려던 선수들도 지켰고, 영입했던 선수들도 어제 왔다. 내가 구성하고 있는 방안으로 할 수 있을 거 같아 안심이 되는데 적어도 2명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즌을 운영하는데 좀 더 편안하고 다른 시도도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어떤 식으로 장악하고 있는가.

나는 운동장에 있으면 사람이 달라진다. 훈련이 끝나면 아저씨나 동네 형처럼 지낸다. 선수들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들 프로선수이다 보니 다 이해하고 잘 지내고 있다.

-작년에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는데 지금은 바뀐 거 같나.

내가 첫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을 때 솔직히 무시당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상관없지만 훈련을 열심히 한 선수들도 있는데, 초짜 감독을 무시하면서 팀 자체를 무시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안 좋았다.

또 지금 와서는 시험대이니 강등될 거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참 칭찬이 인색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려고 한다. 주변에 나를 시기하고 안 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승격팀 특성상 잔류를 위해선 승점 관리가 필수다. 시즌 말미에 강등이 걱정되는 상황이 와도 공격 축구를 유지할 생각인지.

타협을 하고 싶지 않다. 광주에 어리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기에 (그들을)아시안컵,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많이 보내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이번 시즌 목표를 말해달라.

어제 새 선수들도 와서 목표를 말했다. 누군가는 무모한 자신감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무모한 게 아니라 선수들을 믿기에 자신감이 있는 거다. 선수들이 매일 훈련하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K리그1에서 얼마나 높이 갈지 기대된다.

구체적인 목표는 (선수들이)대표팀에 많이 뽑히는 게 목표다. K리그1 목표는 선수들 하고만 공유하겠다.

-김종우(포항)가 떠나면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김)종우하고 나는 많이 아쉽다. 종우가 많이 힘들어했지만 나와 동계 훈련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기에 기대를 많이 했다. 종우는 좋은 선수이다. 그래서 포항이 많은 이적료를 제시해 데려갔고, 그렇기에 빈자리는 클 것이다. 굉장히 아쉽긴 하지만 광주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기에 잘 메워주리라 생각한다.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문구가 있는가.

내가 프로필에 등록하고 있는 문구 3가지가 있다. 수적천석(水適穿石,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듣는 것으로 마음을 얻는다), 음덕양보(陰德陽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덕을 베풀면 반드시 보답을 얻는). 이 3가지를 기억하면서 주변 선수들을 대한다.



-옷을 굉장히 차려 입고 오셨다.

아직 우리나라엔 능력 있는 사람이 가르치면 되는, 서울대 교수가 가르쳐야 한다는 정서가 있어 아쉽다.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큰 꿈이 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큰 꿈을 가지라고 한다.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꿈을 이룰 수가 없는데, 편하게 입고 다녀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광주가 K리그1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싶다.

광주 축구 문제보다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광주 선수들이 훈련을 할 만한 곳이 별로 없어 훈련장 대여하고 있는데 2시간 밖에 못 이용하다 보니 쫓겨난 적도 있다. 선수들이 마음대로 운동할 수 있는 운동장이 필요하다.

다행히 강기정 (광주)시장님께서 운동장을 크게 만들어 준다고 하셨긴 했는데, 이 부분이 개선되면 광주가 K리그1에 자리 잡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목소리를 내려면 성적이 나와야 하기에 많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 잠재력을 어떻게 발견하는지.

내게 잠재력이 있는 거 같다. 선수들을 보면 잠재력이 보이고 그런 선수들을 꼼꼼하게 지도해 준다면 더 좋은 선수들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선수들도 연령별 대표팀을 목표로 삼아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작년에 우승 공약으로 팬들에게 노트북을 주기도 했는데 올해도 공약이 있는지.

저번 인터뷰 때도 말한 적 있는데, 만약 우리가 좋은 결과를 내면 더 이상 우리가 뭘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이제 우리가 보여줬으니 구단이나 팬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선물을)해줬으면 좋겠다.

이제 내가 공약 거는 건 식상하니 팬들이 마지막 홈경기 때 우리 선수들에게 선물을 준다던가, 선수와 스태프까지 포함해 50명 정도 되는데 추첨으로 선물을 줬으면 좋겠다.


사진=프로축구연맹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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