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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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박효신·옥주현 '베토벤', 불륜의 사랑만 기억에 남는다는 건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3.02.01 12: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김현정 엑스포츠뉴스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이주의 작품= 뮤지컬 ‘베토벤’

"불멸의 음악, 불멸의 사랑"

뮤지컬 ‘베토벤’은 세기의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음악가 면모와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이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가 만들었다.

평생 독신으로 산 베토벤의 사후, 그의 유품에서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쓴 편지에서 영감을 받았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청력 상실의 위기를 맞은 40대의 베토벤이 안토니를 만나며 모든 경계와 제약에서 벗어나 내면에서 끌어 올린 음악을 만들어내는 인간 베토벤을 강조한다.



언제= 3월 26일까지

누구= 박효신,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윤소호, 김진욱, 박시원, 김성민, 전민지, 최지혜, 이정수, 장세린, 백시호, 고철순 등

어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러닝타임= 165분



요약= 1827년 뛰어난 음악가 베토벤(박효신 분)의 장례식에 한 여인이 등장해 베토벤을 추모하며 슬퍼한다. 극은 과거로 흘러 1810년, 베토벤은 귀족들의 연회에서 연주를 펼친다. 하지만 자신의 음악을 존중하지 않고 웃고 떠드는 귀족들에게 분노를 터트리고 이 여파로 다음날 콘서트까지 취소된다. 

베토벤은 사과를 받으러 간 곳에서 안토니 브렌타노(옥주현)를 만난다. 안토니는 귀족들 대신 사과를 전하고 베토벤을 편을 들어줘 콘서트는 다시 재개된다. 베토벤은 자신의 이해해주는 아이 셋을 둔 유부녀 안토니와 점점 가까워지는데... 



관전 포인트= 제작사에 따르면 뮤지컬 ‘베토벤’은 고난을 넘어 환희로 향하는 베토벤의 여정을 통해 인내와 용기라는 인류의 보편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서의 베토벤의 서사가 생각보다 두드러지지 않는다. 



베토벤이 훌륭한 음악들을 만들게 된 과정, 어린 시절 학대, 청각 장애가 악화되면서 그가 어떤 고통을 겪고 인내했는지 등 보다는 베토벤의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안토니 부부 이야기에다 안토니 시동생(전민지)의 이야기까지 다 담으려다 보니 주인공 베토벤의 존재감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안토니가 남편(박시원)과 사랑 없는 결혼생활 중이라고 해도 베토벤과의 감정은 불륜이기 때문에 쉽게 공감하기는 어렵다. (두 사람이 불멸의 사랑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더 납득할 만하게 그렸다면 좋았을 것 같다.)


 
‘베토벤’의 하이라이트는 1막 엔딩 ‘너의 운명1’이다. 임펙트가 대단하다.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교향곡’ 선율을 녹였다. 앞선 아쉬운 점들이 잊힐 만큼 무대 연출이 돋보인다. 무대를 양옆으로 넓게 활용하고 LED 스크린과 조명을 통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피아노 위에 올라가 지휘하는 베토벤 박효신의 모습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불꽃놀이 영상, 체코 프라하의 다리 등 무대도 눈에 띈다.



‘엘리제를 위하여’, ‘비창’, ‘월광’, ‘운명’ 등 베토벤의 음악을 활용한 넘버가 익숙하다. 베토벤의 멜로디와 한국어 가사가 다소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는 하나 베토벤의 음악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다. (다만 주요 넘버가 아닌 배경음악으로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박효신은 두말 할 나위 없는 가창력과 시원한 고음을 자랑한다. 하지만 치밀하지 않은 작품의 개연성 때문인지 맞지 않은 옷을 입어서인지 이번 ‘베토벤’에서는 베토벤이 아닌 박효신이 보인다. 

‘그저 나니까’에서 ‘왕족은 너무 많아 우연히 태어나서 편하게 살겠지’라는 부분에서는 귀족에게 일침하는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캐릭터가 묘하게 떠오르는 건 왜일까.



한 줄 감상= 뮤지컬 ‘금지된 사랑’의 베토벤 편.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MK뮤지컬 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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