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국적 와타나베 모리나리 국제체조연맹(FIG) 회장이 러시아, 벨로루스 국적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와타나베 회장은 최근 일본 교도통신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면서도 "스포츠는 정치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정책을 존중한다. 올림픽 헌장에 따라 선수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체조 국제 관리 기관으로서 우리의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와타나베 회장의 발언은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조건부로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비록 와타나베 회장이 종목별 국제스포츠연맹(IF) 회장이지만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을 주목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일본은 대러제재에 적극적이고, 러시아 대사를 일부 추방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나라여서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사회로부터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다.
스포츠 역시 예외가 아니다. 러시아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 최종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몰수패 조치를 당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러시아와 러시아를 돕는 벨라루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하지만 IOC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종목별 예선전을 앞두고 러시아, 벨라루스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두 나라 선수들이 자국 국기 대신 중립국 또는 중립 단체 깃발을 들고 출전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IOC는 지난 25일 성명을 발표하고 "엄격한 조건 아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는 방법을 더 모색해야 한다"며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길을 열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그간 아시아 대륙에 속하지 않았던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에 아시안게임 참가 기회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도핑 조작 문제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라는 국가명 대신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등의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했다.
IOC의 이런 움직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립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바흐 IOC 위원장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그를 (격전지)바흐무트로 초청한다"며 "러시아 선수들의 그 어떤 '중립의 깃발'도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사진=A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