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제주, 김정현 기자) 오현규가 떠난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다. 특히 U-22 제도는 이병근 감독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오현규는 지난 25일 스코틀랜드 명문팀 셀틱으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서 밝힌 이적료는 250만 파운드(약 39억원)였으나 수원 측은 이보다 훨씬 많은 액수라고 주장하고 있어 40억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오현규는 2022시즌 수원 삼성의 소년 가장이자 구세주였다. 지난해 5월 이병근 감독이 중도 부임하면서 그의 존재감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했다.
오현규는 전반기에 단 2골 1도움에 그쳤지만, 후반기에 완벽히 주전 공격수로 거듭나면서 무려 11골 2도움을 폭발시켰다.
특히 개인 성적과 별개로 수원 삼성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을 때, 1-1로 팽팽하던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후반 막판 극적인 결승골로 잔류를 이끌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오현규는 시즌 종료 전부터 셀틱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병근 감독은 "작년 여름에 셀틱에서 오퍼가 왔다. 아마 100만 달러(약 12억원)로 얘기가 왔고 나도 들었다. 미팅할 때 자기가 어릴 때부터 유럽에서 축구하는 게 꿈이라고 하더라. 나도 그 꿈을 꺾고 싶지 않았고 열어주고 싶었다. 어렵게 결정을 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나도 오현규의 꿈이 이뤄지길 응원할 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 뛰면서 본인의 최종 목표인 프리미어리그 진출 하길 응원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감독 고민은 이제부터다. 현재 수원 삼성 선수단에 오현규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포지션인 스트라이커는 안병준이 유일하다.
지난 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수원 유니폼을 입은 안병준은 후반기 18경기 7골을 터뜨렸고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K리그2 2년 연속(2020, 2021) 득점왕의 이름값을 했다.
그러나 안병준 만으로 한 시즌을 치를 순 없다. 이 감독은 오현규의 대체자에 대해 "구단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재도약의 해로 삼고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우리 팀에 안 맞는 선수가 온다면 문제가 된다. 우리 컬러에 맞는 선수를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체자의 조건으로 K리그 경험을 꼽았다.
그는 "유럽에 좋은 선수들도 있겠지만, K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가 온다면 적응기가 길어질 것이다. 아무래도 적응하는 데 수월한 선수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오현규의 이탈로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바로 U-22 선수의 기용이다. 2023시즌엔 2001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부터 U-22 선수로 적용된다
지금도 21세인 오현규는 기존대로라면 다음 시즌까지 U-22 선수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진 2000년생 1월 1일 이후 출생자인 오현규 외에도 전진우, 강현묵, 김태환, 골키퍼 박지민 등이 가용 자원이었다.
이제 오현규가 빠졌고 김태환, 박지민은 올해부터 U-22 자원이 아니다. 강현묵은 2001년 3월 출생이지만,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K리그는 U-22 선수가 1명 이상 선발 출전하고 벤치를 포함해 2명 이상 포함돼야 경기당 5명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따라서 현행 규정상 선발로 나설 U-22 자원은 필수적이다.
이 감독은 "오현규가 있을 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난해 오현규, 김태환, 강현묵이 있어 수원 삼성은 풍족하고 유소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현규가 나간다고 하고 그 다음 미팅에서 얘기가 나왔다. 스트레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입 선수들을 찾고 있고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들이 2~3명이 있어 걱정은 되지만 동계 훈련 기간, 연습 경기 동안 대비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상민, 김주찬 선수들의 특징이 있고 선배들을 위협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며 "잘 관찰해서 동계 훈련 기간 동안 U-22 자원을 발굴해 발을 잘 맞출 것이다. 이번 기간 숙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