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14 10:31 / 기사수정 2011.05.14 10:31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물론 사라지지도 않았다.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두 베테랑 스타 추승균(37, 전주 KCC)과 김성철(37. 안양 인삼공사)이 FA 1차 계약 마감일 이틀을 남긴 지난 13일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었다. 추승균은 전주 KCC와 1년간 연봉 2억원(인센티브 포함)에 재계약을 맺었으며, 김성철은 안양 인삼공사와 3년간 연봉 2억 7천만원, 인센티브 3천만원 등 총 3억에 재계약을 맺었다.
이번 FA 시장의 빅5는 양동근 추승균 김성철 서장훈 강혁이다. 이 중 양동근이 이미 울산 모비스와 5년 재계약을 맺은 데 이어 추승균과 김성철이 원 소속구단에 잔류했다. 특히 양동근을 제외한 4인방은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배테랑 플레이어들이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각자 코트에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들.
이러한 상황에서 추승균과 김성철의 재계약은 그만큼 팀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팀의 리빌딩 속에서도 굳건히 중심을 잡아달라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추승균의 경우 지난 시즌 평균 10.1점 2.8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일찌감치 계약 조건을 KCC에 백지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몸값은 지난 시즌의 3억 5천만원서 43%나 깎였고 계약 기간도 단 1년이지만 과감하게 도장을 찍었다. 이미 리빌딩이 완성단계에 접어든 김성철의 인삼공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KCC는 이미 강병현이 상무에 입대한 상황서 차기 시즌을 끝으로 전태풍마저 귀화혼혈선수 규정에 따라 팀을 떠난다. 하승진도 공익근무요원으로 언젠가는 입대를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KCC는 리빌딩에 돌입할 시기를 잡아야 한다. 팀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추승균은 자신의 연봉을 깎으면서 연봉 인상 요인이 있는 젊은 선수들의 사기 진작까지 생각하는 통 큰 행보를 보였고 KCC도 추승균에게 신뢰를 보내면서 기분 좋게 리빌딩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지난 1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오세근을 잡은 인삼공사는 박찬희-이정현-김태술-양희종과 함께 '꿈의 영건 라인업'을 구축할 전망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가능성이 있고 좋은 선수들이 뭉친다고 꼭 최상의 성적을 내는 건 아니다. 김성철의 3년 계약은 리빌딩의 완성기에 접어든 인삼공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조커' 낙점을 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 이미 추승균과 김성철은 지난 시즌에도 팀의 조커 역할을 수행해왔다. 예년보다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고, 차기 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들을 무시하지 못한다. 이들에겐 젊은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구력과 노하우가 있다. 리빌딩 직전 또 한번의 우승을 노리는 KCC와 리빌딩의 완성을 창단 첫 우승으로 평가 받고 싶어 하는 인삼공사 역시 현명한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KCC는 또 다른 FA 협상 대상자 정선규(31)와 연봉 1억원에 3년 재계약을 맺었다. 인삼공사도 FA 박성훈(28)과 연봉 8천만원 인센티브 1천만원 등 총 9천만원에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엔트리 초과로 FA 신제록(29)과의 재계약은 포기했다.
추승균과 김성철의 FA 재계약. 노병은 죽지 않았다. 그리고 내년 시즌에도 각자의 소속팀을 원하는 목표 지점으로 이끈다면 노병은 쉽사리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사진=추승균 김성철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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