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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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송은범의 갑작스러운 조기 강판에 숨은 사연

기사입력 2011.05.12 23:17 / 기사수정 2011.05.12 23:1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하프피칭을 하는 것 같았다.

12일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대구 삼성-SK전. 11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양팀은 이날 선발로 카도쿠라(삼성)와 송은범(SK)을 선발로 예고했다. 양팀 모두 11일 예고했던 선발을 바꾸지 않고 12일에도 그대로 내세운 것. 그런데 막상 이날 1회초 SK 공격이 끝난 후 SK 김성근 감독이 투수 교체 신호를 나광남 구심에게 보냈다.

야구 규칙 3조 5항에는 선발 투수의 의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나와있다. '본거지 구단과 방문 구단의 감독이 주심에게 건내 준 타순표에 기재되어 있는 투수(선발 투수)는 상태팀의 첫 타자 또는 그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즉, 선발 투수로 예고된 투수는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해야 교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위장 선발'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그런데 그 아래에는 '단, 그 투수가 부상 또는 질병으로 투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심이 인정하였을 때는 교체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송은범이 몸에 이상이 생겼을경우 나 구심에게 확인을 받는다면 첫 타자를 상대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교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송은범은 이날 경기 전 윔업 때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최소 경기 시작 전에 해당팀의 코칭스태프가 상대팀과 심판원에 양해를 구한다. 그런데 김 감독은 1회초 공격이 끝난 후 부랴부랴 자신의 팔을 가리키며 송은범의 팔꿈치 이상을 나 구심에게 알렸고,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일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나 구심에게 상황 해석과 함께 규칙 준수를 주장했다.

결국 나 구심은 송은범의 팔꿈치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송은범의 선발 등판을 지시했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 송은범은 결국 하프 피칭하듯이 삼성 1번 타자 배영섭을 상대해 내야 안타를 내주고 곧바로 고효준으로 교체됐다. 사실상 이날 선발 투수가 고효준으로 바뀐 셈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서 더욱 눈길을 끈다. 2009년 9월 22일 양팀의 문학 경기서 선발로 나왔던 송은범은 당시 공 5개를 던진 뒤 고효준으로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경기는 SK가 6-1로 승리하며 16연승을 달렸고 다음날 삼성을 상대로 17연승을 기록하며 1986년 삼성의 16연승 기록을 깼다. 삼성으로썬 썩 유쾌하지 않은 추억인 셈인데, 근 1년 8개월 만에 다시 흡사한 일이 발생했다.

어쨌든 SK 입장에선 전날 김광현의 2군행에 이어 또 다른 주축 선발 송은범의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 호소에 당황했고, 오른손 투수에 대비해 선발 라인업을 짰던 삼성 역시 사실상 왼손 선발을 상대하게 되면서 당황했다. 이날 대구 삼성-SK전은 경기 시작부터 엄청난 변수를 안고 시작됐고, 결국 연장 10회 접전 끝에 SK가 삼성을 6-4로 꺾었다.

[사진=송은범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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