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죽음의 문턱을 삶을 향한 의지로 극복한 스타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김경호, 박규리, 이의정, 김태환, 김지영, 고명환이다.
◆뼈가 썩는 희귀병을 극복한 김경호
김경호는 지난 2014년 MBC '별바라기'에 출연해 "대퇴부 무혈성 괴사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병에 대해 "혈액 공급이 차단돼 뼈가 썩는 병이다"고 설명했다.
김경호는 "8집 발매를 앞두고 이 병을 앓고 있는 걸 알게 됐다"며 "병이 알려지면 가수 활동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올까 겁나 병을 숨겼다"고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병을 숨기면서까지 앨범 활동을 하고 싶었던 김경호. 하지만 병이 너무 깊어진 상태였다. 그는 "이미 너무 많이 병이 진행돼서 8집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왔더라. 그래서 수술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또한 "그런 희귀한 병이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의사 선생님에게 '이러다 죽을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이 심각했음을 솔직하게 말했다.
◆기적적인 뇌출혈 치료, 박규리
지난 2일 TV조선 시사·교양 '건강한 집' 124회에는 트로트 가수 박규리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예전에 건강 문제로 생사의 고비에 놓인 적이 있다"며 "가수 활동 전 학교에서 강의를 했는데 어느 날 머릿속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것처럼, 생전 겪어보지 못한 두통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어"시야가 흐려지고 시신경이 다 터져 앞도 보이지 않더라. 눈이 뿌옇게 변해 (앞에 있는) 형체를 가늠할 수도 없었다"며 "급하게 병원을 찾아갔더니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젊은 나이임에도 뇌출혈이 찾아온 박규리. 그는 "친가와 외가 모두 당뇨 가족력이 있다. 아버지도 당뇨로 4년째 투병 중"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또한 그는 "뇌출혈로 크게 아팠을 당시 '이대로 내 인생이 끝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다행히 박규리는 "치료는 잘 됐고 생활 습관도 전반적으로 고쳐 지금은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이에 대해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이어 "행여 목숨을 건지더라도 반신마비, 언어 능력 상실 등의 치명적 후유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꽤 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규리는 오른쪽 후두엽에 뇌출혈이 발생했는데. 이 부위가 보통 시각 정보 분석 및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손상이 되면 시야 상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래도 후유증 없이 건강을 회복해서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
◆뇌종양 시한부 판정을 극복한 이의정
이의정은 지난 2019년 SBS '불타는 청춘'에서 뇌종양 투병 당시 어려움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해당 방송에서 이의정은 "뇌를 9센티를 열었는데 그러면서 왼쪽이 다 마비가 됐었다. 지금은 80% 정도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마비 푸는 데 6개월 정도가 걸렸다. 원래는 평생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가 부러질 정도로 노력했다"며 재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수술을 하고 기억을 되찾기 위해 1년 동안 선생님이 과거의 일을 끄집어 내주는 일을 했다"며 "뇌를 건드리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한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아빠 엄마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랐다고.
이와 함께 이의정은 투병 당시 할머니가 꿈에 나타났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병원에서) 3개월밖에 못 산다고 그랬다. 그래서 여기(병원)서 안 죽고 집에 가서 죽는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근데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날 할머니가 꿈에 나타났다고.
그는 "그날(시한부 판정일) 꿈을 꿨는데 할머니가 '아직은 올 때가 아니라고 하더라"며 "(할머니 말씀 그대로) 그렇게 15년이 지났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희귀병 투병과 함께 더 애틋해진 어머니를 향한 마음, 김태환
지난 2022 '근황올림픽' 유튜브 채널에서 개그맨 김태환은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반지하에서 살았다. 살아본 사람들만 알 거다"라며 어려웠던 과거를 회상했다. 김태환은 "겨울에 너무 추워서 샤워하기 전에 20분 동안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스팀을 만들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며 당시의 힘든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이와 함께 그는 희귀병을 앓았던 사실도 고백했다.
그는 "제가 죽을 병도 있었는데 희귀병인데 충치가 잇몸으로 안 가고 턱뼈로 바로 가는 병이었다"며 "턱뼈가 썩어서 합병증이 생기는 질병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환은 "골반뼈를 턱뼈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아 현재 골반뼈가 없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을 전한 김태환. 그는 "엄마가 (병수발 포함) 뒷바라지를 다 하다 보니 제가 효자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빨리 취업하고 싶었던 김태환. 그는 "집이 너무 힘들어 취업을 빨리하기 위해 상고를 갔다"고 말했다.
이어 "형이 대학을 갔는데 나까지 대학 가면 우리 엄마는 죽어버릴 것 같더라. 엄마의 부담을 줄여드리고 싶었다“며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8번의 수술 속에 싹튼 불안감을 이겨낸 김지영
김지영은 지난 2011년 MBC 드라마넷 한풀이 토크쇼 '미인도'에서 자신의 희귀병에 고백한 바 있다.
그는 "등에 혈관이 엉겨 붙은 혈종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살기 힘들 것이라고 의사가 말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고 자신의 병을 묘사했다. 특히 김지영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매일매일 유서를 썼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그는 2019년 MBC 표준FM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희귀병을 앓았을 때 당시 삶에 대해 회상했다.
김지영은 "고등학교 때 (희귀병 때문에) 수술만 8번 했다"면서 "그때 약간 인생 관념이 생긴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병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집, 병원, 학교만 다녀서 밖에 잘 다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그는 무사히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김지영은 "대학교 때 모험을 꿈꿨다. 그래서 문화인류학과에 갔다"고 설명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삶에 대한 통찰, 고명환
고명환은 지난 2022년 tvN '프리한 닥터M'에서 15톤 트럭과의 대형 교통사고를 언급했다.
해당 방송에서 고명환은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2005년에 교통사고가 났다. 그 교통사고가 났을 때 이틀 안에 죽는다고 했었다. 그 정도로 죽음 앞에 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드라마 '해신'을 찍고 서울로 오는데 매니저가 졸았다. 매니저가 찰나에 딱 졸았는데 70km로 달리던 트럭이 제 차를 덮쳤다. 제 차는 시속 190km였다"고 말했다. 이어 "차를 트니 완전히 저를 덮쳤다. 저는 자고 있다가 바로 기절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된 고명환. 그는 서울에서 제일 큰 병원 중 한곳에서 깼는데 정신이 멀쩡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의사의 발언에 따르면, 당시 그의 상태는 멀쩡하지 않았다.
고명환은 "(의사가) 뇌출혈도 있고, 심장이 길어야 이틀 안에 터져서 한 번에 의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며 "유언을 하고 신변도 정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죽기 직전 상태에 이르렀던 것,
진단받고 병원에 있는 동안 자신의 과거 시절이 내내 떠올랐다는 고명환. 그는 "제가 어머니가 연극 영화과를 반대해서 재수를 좀 늦게 시작했다. 그 당시 의지가 솟아올라서 4개월간 땅바닥에서 자면서 17시간을 공부했는데, 그 시절이 계속 보이더라"고 회상했다.
무사히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이후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고명환. 그는 "내가 살아온 34년 중에 유일하게 끌려다니지 않은 시간이 그 4개월이었다"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내가 원해서 간 게 아니고 개그맨도 천직이라고 생각했지만 방송국이 오라면 오고 가지 말라면 가지 말아야 했다"고 자평했다. 그래서 더 이상 끌려다니는 삶을 살지 말아야겠다 결심했다고.
특히 그는 "죽음 앞에 가면 내가 나로 살지 못한 게 딱 보인다"며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독서를 시작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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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