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재벌집 막내아들' 허정도가 본인이 연기한 김주련에 대해 언급하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엑스포츠뉴스 사무실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허정도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산경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이다.
허정도는 김주련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느냐는 질문에 "감독님이 처음 제안하실 때 (김주련의 모델이 된) 실존인물에 대해 언급해주셨다. 그래서 그 분이나 그 분의 위치에 있을 법한 인물의 옛날 영상을 찾아봤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리고 그 분의 현재 모습을 보고 말투 같은 걸 카피했다. 제가 모델로 삼은 분의 말이나 행동이 흥미로웠고, 정말 매력적이었다"면서 "말에서 감정이 읽히지 않았고, 저음으로 묵직하게 나오는 톤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모습일까 궁금해서 캐릭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주련이라는 인물을 현장에서도 마름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눈치를 많이 보면서도 감정 조절을 잘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인물을 묵히고 묵히면 지금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감정을 읽히는 게 수를 읽히는 거라고 생각했고, 김주련은 감정을 숨기는 재능도 있지만 그에 대한 훈련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극중 재벌가 인물들은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나. 그들을 보좌하는 김주련은 묵직하게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강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은 보여주고 싶어서 진성준(김남희)이 이항재를 팽할 때 김주련이 그를 대하는 태도는 대본에도 있었지만 확실히 짚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주련에게 권력에 대한 욕심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이항재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는 점인데, 자신이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돈과 힘을 누릴 수 있다면, 리스크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자신이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길을 걷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매우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안전하게 걷는 걸 추구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상대의 약점을 잡아내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고 밝혔다.
가장 합을 많이 맞춘 윤제문에 대해서는 "배우들이 현장에 올 때 준비를 해서 오는 경우가 있고, 즉석에서 순간의 감각으로 장면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윤제문 선배님은 후자에 속한다. 정말 학습으로 이뤄지지 않는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분"이라고 감탄했다.
김남희에 대해서는 "1회에 보면 김주련이 서류를 폐기한 걸 윤현우가 보고해서 진성준이 평온함을 보이다가 웃음짓는 부분이 있다. 그런 식으로 진성준의 똘끼를 보여주면서 비트를 쪼개는 포인트를 잘 만들어낸다"고 칭찬했다.
송중기의 경우는 어땠을까. 허정도는 "중기 씨 같은 경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현장에서 매너도 좋다. 작품의 주연은 보통 힘이 있어서 선을 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이 깔끔한 매너로 대했던 기억이 있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진양철 역의 이성민에 대해 허정도는 극찬을 이어갔다.
그는 "성민 선배는 연기도 연기인데, 현장에서의 태도가 남다르다. 보통 카메라 앵글에 안 잡히면 상대 배우가 알아서 시선을 잡으니까 밖으로 빠져있는 경우도 있는데, 성민 선배는 무조건 자기가 다 하고, 성심성의껏 상대 배우가 리액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연기한다"고 감탄했다.
이어 "주연은 에너지 소모도 많고 테이크도 많이 가야한다. 현장에서 최연장자이신데, 항상 100%로 임하시는 걸 보고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관리도 잘 하셨고, 주연으로서의 풀어질 수 있는 부분 없이 배우로서 끝까지 끌고 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교재로 활용하기 좋은 연기"라고 밝혔다.
또한 "예전에 '기억'이라는 작품을 함께 했는데, 그 때도 너무 잘하셔서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 예상치 못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느낌이 들더라"면서 "선배님이 잠깐 자리 비우셨을 때 대본에 뭐라고 적어놓으셨는지 궁금해서 봤는데, 밑줄만 쳐져있더라. 정말 대단한 감각이 있으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예준 역의 조혜주에 대해 "인상적이었던 건 진영기(윤제문) 부회장이 쓰러지고 가족들이 모였을 때가 첫 촬영이었다. 보통 다 모르는 사람만 있는 현장에선 자연스럽게 긴장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MZ세대의 특징인건지, 쫄지 않고 자기 몫을 해내고 가더라. 그걸 보면서 옛날에 내가 떨었던 기억이 나면서 부럽기도 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재벌집 막내아들' 방송 캡처,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