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재벌집 막내아들’이 허무한 결말로 막을 내렸다.
25일 방송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최종회에서는 진도준(송중기 분)이 윤현우(송중기)로 돌아온 모습이 그려졌다.
튀르키예의 절벽에서 총을 맞고 떨어졌던 윤현우는 병원에서 눈을 떴다. 알고 보니 진도준으로서의 회귀 인생이 실제가 아닌, 그의 꿈이었던 것. 그를 살린 건 다름아닌 서민영(신현빈)이었다. 그는 윤현우의 증언이 필요해 국정원 요원들을 붙여 동선을 체크하게 했고, 그 덕에 윤현우를 살릴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체포될 위기에 처했던 윤현우는 김주련(허정도)의 방해에도 오세현(박혁권)을 찾아갔고, 순양 오너 일가로부터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힘을 합쳤다.
이 과정에서 진도준을 죽인 진범의 정체가 드러났다. 진성준(김남희)은 자신이 죽인 게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진영기(윤제문)는 피가 묻어있는 아들의 명함을 보여주며 자신이 경영권을 갖겠다고 밝혔다.
결국 청문회에서 과거 진도준의 사고 현장에서 김주련과 나눈 통화 내역 녹음본을 공개한 윤현우는 진영기가 범인임을 알렸고, 결국 오너 일가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순양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굴러가게 됐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첫 방송부터 6%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2회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비춘 이성민의 열연으로 인해 꾸준히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3회 만에 10% 벽을 돌파했고, 11회 때는 마의 20% 벽을 깨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극이 진행되면서 각 회차마다 존재감을 뿜어낸 조한철, 김신록, 윤제문, 정희태 등 여러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졌고, 이는 작품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원작에선 진도준의 가장 큰 조력자였던 진양철은 손자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는 모습으로 캐릭터성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호평이 이어졌다. 또한 이성민이 섬망 증세를 보이는 진양철을 연기했을 때는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모든 연기대상은 이성민에게 줘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로 파급력도 엄청났다.
하지만 작품의 결말에 많은 시청자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윤현우가 진도준으로 회귀한 것이 아닌, 그저 한낱 꿈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2회부터 15회까지의 내용이 사실상 무시해도 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1회와 15, 16회 정도만 보더라도 드라마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정도라는 평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원작을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회귀물이라는 장르 자체를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윤현우로서의 복수가 완성되긴 했지만, 진도준을 죽인 진범을 밝혀내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단순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외에도 진도준과 결혼을 약속했던 서민영이 살인 사건의 공동정범 윤현우를 보고 호감을 갖는 점, 최창제, 김주련, 이항재 등 일부 캐릭터들의 설정이 갑작스럽게 변화한 점도 혹평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앞선 회차에서도 지적되었던 개연성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고, 배우들의 열연을 무색케 하는 용두사미 결말로 인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파리의 연인’을 비롯해 ‘SKY 캐슬’ 등 여러 작품들까지 소환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진양철 때문에 봤는데 이게 뭐냐", "원작 설정 그대로 갔어도 성공했을텐데 왜 바꿨냐", "'국밥집 첫째아들'로 제목 바꿔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재벌집 막내아들’의 결말에 대한 투표에서는 결말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26%에 그치고 있다.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갈수록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퇴장할 때는 박수받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 되어버렸다.
사진= ‘재벌집 막내아들’ 방송 캡처,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