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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 초반부터 순위권 혼전

기사입력 2005.03.29 00:23 / 기사수정 2005.03.29 00:23

이상규 기자

지난 3월 6일에 개막한 컵대회(삼성 하우젠컵)가 초반을 지나 어느덧 중반을 맞이하고 있다. 1팀당 12경기를 치르는 컵대회 일정 속에서, 13팀 들은 3~5경기를 치른 상태다. 5경기를 치른 포항 등은, 이미 컵대회 중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컵대회 기간 도중에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수원과 부산은 타팀에 비해 더 많은 경기 일정을 소화 중이다.

특히 컵대회 초반부터 순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당초 올해초 K리그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 강화한 수원과 서울의 2파전이 예상 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전혀 다른 양상의 결과가 연출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되자,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순위권 경쟁이 혼전의 양상을 띄게 되었다. 컵대회 초반의 팽팽한 접전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 등의 약진이 두드러져

우선, 선두권의 순위권 경쟁부터 치열하다. 6위 수원이 1위 포항과의 승점차가 불과 2점 뿐이다. 6위 수원과 7위 서울의 승점차가 3점 차이라는 것을 볼때, 실질적으로 1~6위에 속한 팀들이 선두권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3위를 형성한 팀들의 승점이 똑같이 9점이다. 수원과 서울에 비해 절대적인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팀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2승3무로 1위를 기록중인 포항은 브라질 출신 파리아스 감독 영입 이후, 아직까지 패하지 않았다. A3 챔피언스컵에서 부진했던 다 실바와 전남에서 맹활약했던 이따마르가 투톱을 형성하여 서로 2골을 넣었다. '김성근-산토스-오범석'의 강력한 3백 라인과, '김기동-황지수'의 안정된 더블 보란치는 포항 진영을 튼튼히 지키고 있다. 미드필드진부터 시작하는 다채로운 공격력은 더북 빛을 발휘하고 있다. 성남에서 자리잡지 못했던 이적 선수 백영철은 포항의 오른쪽 윙백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4월부터는 이동국의 합류로, 공격력이 강화 된다.

포항과 마찬가지로 2승3무를 기록중인 2위 성남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의 합류로 미드필드진이 지난해보다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김상식이 중원을 튼튼히 지키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김철호 등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 3톱에서는 왼쪽 윙 포워드 이성남이 날카로운 측면 돌파를 앞세워, 성남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골키퍼 박상철은 4경기에 출전하여 단 1실점만 기록하여, 주전 골키퍼 김해운의 부상 공백을 톡톡히 메우고 있다. 왼쪽 풀백 장학영은 기복이 심했던 지난해보다 성장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3승2패로 3위를 기록중인 대구는, 지난해 투톱으로서 많은 골을 넣었던 노나또와 훼이종의 타팀 임대로 전력 약화가 예상 되었다. 하지만 일본계 브라질 출신 공격수 산드로가 2골을 넣으며, 서울과 성남으로 임대된 두 공격수들의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 20일 광주전에서 골을 기록한 산드로의 파트너 진순진은 주전 확보에 성공했다. 플레이 메이커 홍순학이 정확한 패싱력을 바탕으로 공격을 효율적으로 조율하고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 인지오의 패싱력과 수비력 등이 지난해보다 향상 되었다.

유상철과 노정윤 등을 영입한 4위(2승2무)울산이 여전히 건재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11위 대전이 2승2무1패로 5위를 기록하는 뜻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왼쪽 윙 포워드 알리송이 거의 슬럼프에 탈출했고, 함께 공격수를 맡는 레안드롱과 하찡요가 서서히 팀내에서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5경기에서 단 1골만 허용했을 정도로, 수비력이 강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여러 팀들을 옮겨 다녔던 수비형 미드필더 이경수는 주전 확보에 성공했다.


수원과 서울, 기대 이상의 모습은 아니다

아직 3경기를 치렀지만 2승1무로 6위를 기록한 수원은, 13일 부천전과 23일 부산전에서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좋은 경기 내용을 펼치지 못했다. 컵대회 이전에 A3 챔피언스컵과 수퍼컵을 치렀고, 컵대회 기간 도중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까지 강행해야 했다. 9일 호앙 안 지아라이(베트남)와의 원정 경기를 좋은 여건에서 치르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어, 선수들의 피로도를 쌓이게 했다. 컵대회 3경기의 후반전에서는, 전반전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노출했다.

올해초 K리그 이적시장에서 김남일 등과 같은 여러명의 핵심 선수들을 영입하여 우승 1순위로 꼽혔지만,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과도한 일정으로 컵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7일 포항전 1:0 승리 이후 지금까지 15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여, 최근들어 패한 전적이 없다. 김남일, 마토 등과 같은 새로운 선수들은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송종국, 최성용 등은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앞으로 좋은 경기 내용을 펼칠 희망은 언제든지 남아있다.

수원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혀왔던 서울은, 1승1무2패로 기대에 못미친 7위를 기록 중이다. 이장수 감독 영입으로 수비축구에서 공격축구로 전환하는데 성공하는 듯 했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김치곤-이민성-박정석'으로 짜인 3백 라인이 불안한 수비 운영을 펼친 데다, 공격수 김은중과 왼쪽 윙백 김동진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미 박정석과 김은중은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고, 컵대회 초반에 좋은 경기력을 펼치지 못한 김치곤과 김동진의 팀내 입지는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임대된 공격수 노나또가 6일 전남전 해트트릭을 비롯하여, 4경기에서 5골을 넣어 득점 1위를 기록중이다. 플레이 메이커를 맡는 공격형 미드필더 히칼도가 서울의 중앙 공격을 잘 풀어가고 있다. 노나또와 히칼도가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것과 신인 박주영이 3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것은, 서울이 컵대회 초반에 거둔 가장 큰 소득이다. 이장수 감독은, 수비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용병 수비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위권 포진, 이유 있다

네아가와 강용 등과 같은 여러명의 선수들을 타팀에서 영입한 전남은, 허정무 감독을 영입한 높은 주목도와는 다르게 2무3패로 11위를 기록하여 하위권에 처졌다. 공격수로 전환한 노병준이 3골을 넣어 네아가와 함께 공격력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1승에 목이 타고 있다.

전통적으로 두터운 수비 라인을 유지했지만, 현재 K리그 팀들중에 가장 많은 실점(7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 라인에 문제가 생겼다. 김현수와 박재홍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등, 끈끈한 대인 방어를 극대화 시키지 못하고 있다. 수원 시절에 수비의 핵으로 각광 받았던 조병국은 5월 이후에나 출전이 가능하다. 김남일이 수원으로 떠난 중원도 불안하다. 김효일이 중원에서 상대팀 중앙 공격을 철저하게 차단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비력이 좋은 손대호는 공격력에 불안한 약점을 안고 있다.

2무1패로 12위를 기록중인 부산은, 루시아노와 함께 투톱을 형성하는 처진 공격수 펠릭스가 부진하고 있다. 특히 처진 공격수 자리는 2003년의 제이미, 2004년의 가우초와 아드리아노가 부진했던 곳이다. 카메룬 국가대표팀 출신 펠릭스의 공격력이 살아났다면, 상대팀 문전에서 위협적인 몸놀림을 발휘하는 루시아노의 공격력을 더욱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 부산은 수원과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을 강행하여, 수원을 제외한 타팀보다 많은 체력을 소비하고 있다.

10위(1승1무3패) 인천과 13위(2무3패) 광주는 모두 5경기를 치렀지만, 아직까지 단 1골 밖에 넣지 못하는 극심한 골 가뭄을 드러냈다. 인천은 방승환과 여승원 등과 같은 젊은 공격수들이 상대팀 수비진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광주는 얼마전에 전역한 이동국의 공백을 기존 선수들이 충분히 메꾸지 못하고 있다.


컵대회 현재 순위

1위 : 포항(2승3무, 승점 : 9점, 5득3실, +2)
2위 : 성남(2승3무, 승점 : 9점, 4득2실, +2)
3위 : 대구(3승2패, 승점 : 9점, 5득4실, +1)
4위 : 울산(2승2무, 승점 : 8점, 7득4실, +3)
5위 : 대전(2승2무1패, 승점 : 8점, 3득1실, +2)
6위 : 수원(2승1무, 승점 : 7점, 7득3실, +4)
7위 : 서울(1승1무2패, 승점 : 4점, 7득6실, +1)
8위 : 부천(1승1무1패, 승점 : 4점, 4득4실, 0)
9위 : 전북(4무, 승점 : 4점, 3득3실, 0)
10위 : 인천(1승1무3패, 승점 : 4점, 1득5실, -4)
11위 : 전남(2무3패, 승점 : 2점, 4득7실, -3)
12위 : 부산(2무1패, 승점 : 2점, 2득5실, -3)
13위 : 광주(2무3패, 승점 : 2점, 1득6실, -5)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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