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모로코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이 국내 축구 팬들에게 낯익은 발언을 남겼다.
레그라귀 감독은 14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모로코는 이번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36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모로코는 16강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면서 대표팀 역사상 최초로 8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는데, 8강에서는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하면서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준결승까지 올라온 모로코는 오는 15일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준결승에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프랑스전을 앞두고 레그라귀 감독은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니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결승에 진출했는데 배가 고프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야심차고 배고픈 팀이기에 이걸로 만족할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우승 후보는 아니지만 자신감이 있고, 여전히 배고프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레그라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남긴 발언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 국내 축구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이끌고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16강 진출에 성공했음에도 "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라고 발언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든 바 있다.
히딩크 감독의 발언은 16강 진출에 만족했던 선수들을 각성시키면서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달아 꺾고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히딩크 감독처럼 '4강 신화'를 이루고 비슷한 발언까지 남기고 있는 레그라귀 감독이 우승 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사진=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