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서혜진 PD가 크레아스튜디오 설립 이유와 '미스터트롯2'와의 정면 대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는 MBN '불타는 트롯맨'의 기획을 맡은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 연출을 맡은 이상혁 PD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불타는 트롯맨'은 대한민국에 '트롯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주역 서혜진 PD가 설립한 크레아스튜디오와 MBN이 의기투합한 초대형 트롯 오디션으로, 20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서 대표는 TV조선을 나와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사실 제가 SBS에서 일을 시작해서 나올 때도 그랬지만, 방송 시장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엄청 변화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저는 방송 장비들이 너무 비싸서 방송국의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디서도 콘텐츠를 못 만들던 시기에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에 앱만 깔아도 편집이 가능한 시대"라며 "기술력의 발전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가 많아지고 보는 가치도 달라지는 흐름에 제가 조금씩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편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면 썩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규모가 현재 시장에 맞는 몸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록, 유연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직에 있는 것보다는 나와서 스튜디오로 가볍게 움직이는 게 적응하는 것도 좋고, 이 시장에 맞는 형태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여성 출연진들을 위한 시즌이 먼저 제작된 후에 남성 출연진들을 위한 시즌이 제작되었지만, '불타는 트롯맨'은 반대의 길을 걸었다. 이에 대해 서 대표는 "이전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다 하지 않았나. 여기서 어떻게 트렌드를 가져갈지는 데이터를 가지고 움직여야하는 거지만, 트롯 시리즈는 저희가 만든 것의 네 번째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남자 출연진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론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롯 오디션이 없어지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어덜트 컨템포러리 시장에 대한 시도를 하려는 것 때문에 회사를 차린 것도 있다. 트롯 시리즈는 제가 볼 때 마지막 남자 오디션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새로운 길을 찾을지는 숙제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불타는 트롯맨'은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2'과 동시기에 편성되어 정면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서 대표는 "사실 중요한 건 저희가 만들어서 무슨 색깔을 보여주느냐다. 트롯 오디션의 포맷이 '국민가수'까지는 채널에 맞는 룰, 미션같은 것들의 구조가 바뀌진 않았다. 저희 입장에서는 룰을 바꾸고 더 재밌는 룰을 들여보내고 미션도 바꾸고 해서 포맷, IP 자체가 독특성이 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기였는데 마침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그걸 더 강화시켜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각자 생각이 다 다르다는 점이다. '싱어게인'이 다르고, 'K팝 스타'가 달랐던 것처럼 장르로 보면 트롯 오디션이라 할지라도 저희가 지향하는 바가 새로운, 기존의 틀을 다 깨고 새로운 스타가 나오는 오디션이어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새로워야 할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경쟁에 대한 부담은 없다. 어차피 다른 걸 만들 거니까"라며 "저희가 만들어놓은 것과 싸운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얼만큼 새로운지, '그래서 누가 나오는데?'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서 대표가 생각하는 스타의 기준은 뭘까. 서 대표는 "설레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설레어야 스타인 것 같다. 녹화 때도 이상혁 PD도 리트머스가 발달한 PD인데, 서로 의견 조율을 엄청 한다. 막내 PD가 설렌 것에 대해 무엇 때문에 설렜는지 회의를 한다. 그리고 편집하면서 우리가 놓친 게 있는지 PD들이 엄청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각각의 다 다른 설렘 지점들을 다 모아서 시청자들에게 뿌리는데, 누가 좋아할지는 모르니까 보여드리는 거다. 결국 얼만큼 상대를 설레이게 하느냐가 스타성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상혁 PD는 "하나의 결 같다. 물론 설레는 점이 가장 크지만 노래를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마음적으로 잘 가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래는 조금 부족한 반면에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 작가님도 그렇고 대표님도 오디션을 많이 하셨다보니 시청자에게 어떤 점을 세일즈해야 궁금해하고 팬 몰이가 되는 건지 잘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들의 장점을 동등하게 두지 않고 장점만 쏙쏙 뽑아서 세일즈해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는 거다. 저희는 막내 작가, PD까지 다 의견이 다르다. '저 친구는 왜 쟤한테 설레지?' 하기도 하지만 그걸 다 취합해서 하는 부분이 있다. 무조건 설레야 한다. 남자건 여자건 설레고 궁금해야 스타가 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서 대표는 "영탁 씨의 경우에, '미스터트롯' 예선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노래는 잘 하지만, 비슷하게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다 '막걸리 한 잔'을 부르는데, 영탁 씨가 어깨를 움직이면서 손짓하는 제스처가 있다. 그걸 편집하면서 보는데 너무 섹시하더라. 거기서 '저 사람은 저런 매력이 있구나' 싶더라. 그래서 화면 사이즈를 허리까지만 타이트하게 잡아서 어깨춤을 보여주는 느낌을 살리려고 편집해서 장점을 던져봤다. 그러니 팬들이 확 오는 게 있더라"고 스타가 주는 설렘 포인트에 대해 쉽게 설명했다.
'불트'는 참가자 역량에 따라 액수가 커지는 파격적인 '오픈 상금제'를 도입했다. 서 대표는 "상금 액수에 리미트는 없다"고 입을 열었고, 이 PD는 "첫 녹화를 했는데, 어떡하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서 대표는 이어 "'오징어 게임' 같은 경우는 패자가 떨어지면 그들의 머릿수만큼 목숨값으로 상금이 올라가지 않나. 노윤 작가는 서로가 복을 나눠주는 시스템이을 기획 의도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점수가 돈이 되는 시스템으로 바꾸고 싶다고 하더라"며 "나중에 팬들의 응원점수까지 합쳐서 주는 가산점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총 5번에 걸쳐 쌓인 금액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상금에 제한이 없다고 해도 실질적인 상한선은 존재할 터. 서 대표는 "10억 이하여야하지 않을까. 저희가 망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웃었고, 이 PD는 "10억 이상이 되면 다른 오디션에도 부담이 될 거다. 오디션계의 생태계를 위해서 아직까지는 자제를 해야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크레아스튜디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