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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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영어로 외친 'K팝'…호환MAMA보다 무서운 [엑's 초점]

기사입력 2022.11.30 09:50 / 기사수정 2022.11.30 14:47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비영어권 국가 일본에서 개최하고, 영어로 진행하는 K팝 시상식이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29일 일본 교세라 돔 오사카(Kyocera Dome Osaka)에서 열린 '2022 MAMA AWARDS(2022 마마 어워즈)'가 도를 넘은 영어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는 오랜만에 뭉친 카라의 완전체 컴백 무대, 올해 큰 사랑을 받은 신인 걸그룹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엔믹스, 케플러 등의 합동 무대, 효린과 비비의 압도적인 컬래버 무대 등이 펼쳐져 이목을 모았다.

또한 호스트 전소미의 매끄럽고 깔끔한 진행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호스트는 영어로만 이야기했다. 현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위해 중간중간 일본어를 섞어 말하기도 했지만, 한국어는 없었다.

호스트는 시상자에게 영어로 질문을 하고, 대답들은 또 한국어로 하는 기이한 풍경이 탄생했다. 계속되는 영어 남용으로 현장의 관객들도, 국내 시청자들도 모두 자막을 들여다봐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어도 잘하는 K팝 가수 전소미의 유창한 한국어가 언제쯤 나오나 기대했지만, 계속해서 영어 진행이 이어졌다. 물론 호스트는 대본에 충실해 깔끔한 진행을 했을 뿐이다. 다만, 이 괴상한 장면들을 마주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비영어권 국가인 일본에서 열린 한국 가요 시상식임에도 굳이 영어를 고집하는 시상식에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시상자로 나선 일본 배우 이마다 미오는 오히려 "안녕하세요"라며 한국 시상식을 위한 한국어 인사를 준비해 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시상식에서는 각종 소개 영상은 물론, 가수들의 무대에 붙은 제목들, 요기보 월드와이드 아이콘 오브 더 이어, 페이보릿 뉴 아티스트, 월드와이드 팬스 초이스 등 굳이 영어로 붙인 상 이름까지 화려한 영어 사랑을 보여줬다.

'마마'는 화려한 스케일과 볼거리로 K팝 팬들 사이에서는 큰 음악 축제다. 주최 측도 자칭 'NO.1 K-POP 어워즈'라고 표현하며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렇게나 강조하던 'k'는 사라졌다.

'월드와이드'를 강조하느라 한국어를 지운 것일까, 혹은 영어권 K팝 팬들의 편의만을 생각한 것일까. 어느 쪽이든 화면 아래 작은 글씨로 띄운 한국어 번역 자막이 우스워질 뿐이다.

'마마'의 영어 사랑 역사는 유구하다. 영어 표기, 영어 자막, 영어 영상, 영어 내레이션, 영어 상 이름 등은 꽤 오래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 달라진 K팝 위상에 맞게 어느 정도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비영어권 나라에 가서도 영어가 주를 이루게 만드는 것은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나치게 영어를 남용하는 모습에 사대주의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보는 내내 '왜 이렇게까지?' 싶었던 과한 영어 사랑이 이젠 무서울 지경이다. 

사진=Mnet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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