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정상으로 이끌었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에 대해 언급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결과는 나에게 놀랍지 않다"며 "축구는 많은 곳, 많은 나라에서 발전하고 있고 모든 곳에서 기량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2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이튿날에는 일본이 E조 1차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2-1로 격침시키면서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자이언트 킬링'이 이틀 연속 벌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역시 지난 24일 H조 1차전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대등하게 싸워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하면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케로니 감독은 "일본은 많은 선수가 독일에서 활약하고 있고 큰 대회에서 뛰는 것에 익숙하다"면서 일본 선전 요인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한국에 대해서도 "일본 축구와는 약간 다르다. 피지컬적인 움직임을 더 중시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최고의 팀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자케로니 감독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얼굴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종료 후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1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한국과 만나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웃으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는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41)의 마지막 A매치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대표팀은 자케로니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30)은 패배 직후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자케로니와 한국 축구의 악연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한국을 3-0으로 완파하며 한국 축구의 흑역사 중 하나인 '삿포로 참사'를 안겨줬다.
2013년 7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막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을 2-1로 이기면서 한국전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자케로니 감독 부임 기간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2승 2무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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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