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스스로 정말 많은 노력했는데 평가를 뒤집어 기쁘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2일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7 시즌 종료 후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뒤 5년 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안방마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보도자료에 "단순히 타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유강남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팀 투수진을 한 단계 성장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5시즌 연속 950이닝 이상을 뛴 유일한 포수"라고 유강남을 치켜세웠다.
유강남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구단에서 내 수비 능력을 높게 봐주신 부분에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실 어렸을 때는 수비에서 평가가 많이 안 좋았다"며 "타격은 좋지만 항상 수비적인 측면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걸 내가 뒤집었기 때문에 너무 마음에 드는 내용이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유강남은 서울고 졸업 후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LG 입단했다.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타격에 비해 포수 수비에서는 늘 평가가 박했다.
하지만 유강남은 프로 입단 후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하며 '포수'로서 성장을 거듭했다. 상무에서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2015 시즌부터 주전포수 자리를 꿰찼고 해를 거듭할수록 빼어난 프레이밍, 투수 리드 능력을 뽐냈다.
올해 타율 0.255 8홈런 47타점 OPS 0.677로 최근 몇년간 가장 저조한 타격 성적을 기록했지만 롯데는 유강남의 진정한 가치가 수비에 있다는 입장이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유강남과 계약 직후에도 선수를 향한 강한 신뢰와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강남은 "성 단장님께서 제게 긍정적인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해주셨다. 프레이밍을 비롯한 포수 수비, 체력적인 부분 등을 모두 좋게 봐주셨다"며 "제가 올해 타격이 조금 좋지 않았지만 다시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 나도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내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수비의 경우 스스로 얘기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 이 부분을 앞으로도 잘 유지해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려고 한다"며 "롯데 투수 파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롯데 선수들도 유강남의 합류를 크게 반겨줬다. 유강남은 계약 발표 직후 정훈, 전준우, 안치홍 등 롯데 베테랑 선수들에 먼저 연락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유강남의 현재 마음은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2011년과 똑같다. 신인의 자세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겨우내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유강남은 "FA 계약 후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나 또한 기대가 되고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프로 데뷔를 앞둔 선수처럼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항상 롯데 투수진에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캠프 기간 모든 투수들의 공을 다 받아보고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