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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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쌕쌕이 용병' 타바레스의 등장

기사입력 2005.02.27 09:15 / 기사수정 2005.02.27 09:15

김종수 기자








[연재] 외국산 호랑이 포효사(咆哮史)3

숀헤어에서 리오스, 존슨까지…


'쌕쌕이 용병' 타바레스의 등장


헤수스 타바레스(Jesus Tavarez)
그리고 배스(Bass), 미첼(Mitchell), 포조(Pozo)

 

■ 무너져 가는 고향집, 덩치들은 떠나갔다

명가(名家)는 이대로 무너져버리고 마는가…?

2000시즌 역시 타이거즈는 별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없어 보였다.
호시탐탐 광주를 떠날 기회를 엿보고있던 양준혁은 결국 애정이 없는 팀을 뒤로하고 트윈스의 선발투수 손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호랑이굴을 벗어난다.

떠나가는 양준혁이 김응룡 감독에게 "감독님 감사합니다"라며 커다란 고마움을 표시한 사건(?)은 타이거즈팬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했었고 설상가상으로 손혁마저 선수생활 은퇴를 운운하며 합류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어디 그뿐인가? '일격 필살의 용병' 샌더스 역시 타이거즈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가운데 그나마 홍현우가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며 30-30클럽이라는 개인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기다렸다는 듯이 FA로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게된다.

라이온스의 끊임없는 러브콜 속에서 1년 재계약을 했던 김응룡 감독 또한 시즌 종료 후 희망 없는 타이거즈를 떠나 삼성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다.

57승 72패 4무의 역대 최저 승률을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처진 것은 둘째치고 그나마 남아있던 좋은 선수와 감독이 팀을 떠나버렸다는 것은 앞으로의 미래마저도 빼앗아버린 꼴이 된 것이다.

샌더스, 홍현우, 양준혁, 그리고 김응룡 감독까지… 이빨 빠진 호랑이굴을 지켰던 덩치들은 하나둘 타이거즈 족보에서 이름이 빠져나갔다.

■ 계속된 용병돌풍 속, 수도권팀 강세

2000 시즌 역시 투수보다는 타자용병들이 득세를 했다. '흑곰' 타이론 우즈(Tyrone Woods·두산), '한화 우승콤비' 댄 로마이어(Dan Rohrmeier)와 제이 데이비스(Jay Davis), '공격형 내야수' 딜슨 브리또(Tilson Brito·SK), '타격머신' 홀리오 프랑코(Julio Franco·삼성), 그리고 현대우승의 주역 톰 퀸란(Tom Quinlan)까지… 

물론 우수한 투수용병도 있었다. '17승 투수' 데니 해리거(Denny Harriger·LG), '왼손 흑인투수' 마이크 파머(Mike Farmer·두산)등은 각각 10승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2000시즌은 현대, 두산, LG등 수도권 팀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특히 큰 기대를 모으지 않은 가운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두산은 그야말로 매경기 명승부를 연출하며 '뚝심의 야구'를 전국에 선보였다.

10월 28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은 하이라이트중의 하이라이트였다.
두산은 9회 2사까지 3-4로 끌려갔으나 안경현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후, 연장 11회초에서 터진 심정수의 결승 솔로홈런에 힘입어 5-4로 역전승을 연출하며 한국시리즈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물론 최종우승은 퀸란의 '크레이지 모드'를 앞세운 현대에 돌아갔지만 끝까지 투혼을 불사른 두산은 또 다른 승자로 2000시즌을 장식했다.

■ 용병을 통한 타선보강은 실패…?

양준혁 등이 떠나간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타이거즈에서는 거듭해서 타자용병을 수혈했다. 그러나 성급함 때문인지 아니면 용병들의 부적응 및 기량 탓인지 그다지 좋은 성과를 기대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전 시즌 샌더스가 그리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르키메데스 포조(Arquimedez Pozo) 제이슨 배스(Jason Bass), 키스 미첼(Keith Mitchell), 헤수스 타바레스(Jesus Tavarez)까지 모두 네명의 타자용병이 타이거즈를 거쳤다.
베네주엘라 출신의 거포형 좌타자였던 제이슨 배스는 일단 아까운 케이스이다.

발빠른 샌더스라는 명성과 함께 팬들의 기대치를 잔뜩 부풀려놓았으나 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리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발생한 부상으로 15경기만에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최종성적은 0.271의 타율에 16안타, 3홈런, 13타점, 3도루.

178㎝, 72㎏의 아담사이즈 용병 포조는 도미니카 출신으로 일본 요코하마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경력도 있지만 39경기동안 0.213, 1홈런, 8타점, 6볼넷, 17삼진으로 부진했고, 빅리그 승격자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첼 역시 77경기 동안 0.227, 8홈런, 38타점, 38볼넷을 기록했지만 타이거즈 코칭스탭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보였다.

전 시즌의 대표용병이 샌더스였다면 2000년은 역시 타바레스였다.
183cm, 77kg의 늘씬한 체격에 뛰어난 운동신경과 스피드로 승부했던 이 동양스타일의 용병은 시원시원한 장타능력은 떨어졌지만 맞추는 재주가 탁월했고 도루능력이 뛰어난 '쌕쌕이형 스타일'로 팀의 전력에 크게 일조했다.

도중에 들어왔음에도 74경기동안 0.334의 타율, 3홈런, 44타점, 31도루, 21볼넷의 성적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하게 되는데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그의 엄청난 도루능력이다.

31개의 도루는 47개의 정수근에 이어 2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정수근이 127경기에서 47개를 기록해 0.37개의 성공갯수를 기록한데 비해 타바레스는 무려 경기당 0.42개로 크게 앞서는 비율을 보였다.
이종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김일권, 이순철 등을 연상케 하는 그런 용병이었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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