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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해선 안돼" 이들이 새벽 6시 반에 출근하는 이유 [윤승재의 엔팍스토리]

기사입력 2022.11.17 11: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새벽 6시 반에 나오는 선수들이 있더라고요.”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의 칭찬을 이어가던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이 깜짝 놀랐다. 강 감독은 “마무리캠프지만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져 강도가 꽤 있는데, 피곤한 가운데에도 새벽부터 나와서 자율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있더라. 정말 대단하고 기특하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NC의 공식적인 캠프 시작 시간은 오전 9시. 코치들의 주문으로 7시 반에 나와 ‘얼리(early) 훈련’을 하는 선수들은 있지만, 6시 반부터 나와 자율 훈련을 하는 선수는 드물다. 오후 3시까지 쉼없이 이어지는 훈련량을 감안한다면 의지가 대단할 따름. 6년차 내야수 김수윤과 그의 1년 후배 외야수 이인혁은 피곤한 캠프 일과 속에서도 꾸준히 자기 루틴을 지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두 선수는 캠프 시작과 함께 꾸준히 새벽에 출근, 자율훈련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개인 루틴을 정립해왔다. 오전 6시에 일어나 6시 40분에 경기장에 도착, 빠르게 유니폼으로 환복한 뒤 늦어도 오전 7시부터 개인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고정 루틴이 됐다. 아침 식사 혹은 코치들과 함께 하는 얼리 훈련 전까지 한 박스 씩 티배팅을 소화하고 팀 훈련 일과에 돌입한다. 



어쩌다 이렇게 고된 하루 일과를 자처하게 된 걸까. 처음엔 김수윤 홀로 시작했지만, 친한 후배 이인혁을 꼬드겨 함께 하기 시작했다. 이인혁은 안 그래도 힘든 일과에 일찍 나오는 것이 부담스러워 처음엔 거절했으나, “우리는 남들처럼 해선 안된다. 더 많이 (훈련)해야 한다”는 선배의 설득에 마음을 바로잡고 새벽 출근에 나서게 됐다고. 

김수윤은 “훈련장에 일찍 출근하는 건 2군 때부터 해왔던 루틴이다. 이동욱 전 감독님이 힘이 다 빠졌을 때 훈련하는 것보다 힘이 남아있을 때 훈련하는 게 효율성이 좋다고 추천해주셔서 내 나름의 루틴을 만들었다”라면서 “하지만 혼자 하다 보면 힘들 때 마음이 약해지지 않나. 그래서 (이)인혁이를 꼬드긴 것도 있다(웃음). 지금은 같이 하다 보니 서로 깨워주고 끌어주면서 잘 버티고 있다”라고 밝혔다. 

무작정 훈련량만 늘리는 것은 아니다. 신임 타격코치인 송지만, 전민수 코치가 제안한 다양한 훈련 방법을 소화하면서 본인의 보완점 및 몸의 움직임을 생각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몸에 고무 튜브를 고정하고 스윙을 한다든지, 타구 방향을 달리 하며 공을 치는 등 자신의 과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배트를 휘두른다고 이야기했다. 



이인혁은 “전민수 타격코치님이 다양한 타격 훈련 방법을 알려주셨다. 처음 접해보는 방법도 있었는데, 확실히 좋아지는 게 느껴져서 계속 하고 있다”라면서 “힘이 있을 때 훈련하면 좋을 것 같아서 아침 자율훈련으로 하고 있는데, 몸을 깨우고 열을 올리는 데도 꽤 효과적이더라.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고 내 타격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일찍 끝난다. 원래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었다던 그들은 “최근엔 오후 10시만 돼도 뻗어버린다”라고 전했다. 또 일과 내내 야구에 집중한 만큼, 퇴근 후엔 야구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일과 후에도 꼭 붙어 다닌다는 그들은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떨거나 PC방에 가서 게임을 즐긴다. 그런데 정작 야구장을 떠나 PC방에서 하는 게임은 FPS 게임 혹은 야구 게임. 야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들이다. 

계속되는 고된 훈련에도 이들의 새벽 루틴은 계속될 예정이다. 김수윤은 “박석진 코치님이 우리가 일찍 나오는 것을 보고는 ‘어릴 땐 잠이 중요하다. 잠을 더 많이 자둬야 한다’라고 걱정하시더라. 그래서 앞으론 더 일찍 자려고 한다”라며 웃었다. 이인혁은 “시즌 때보다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내가 오늘 정말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 앞으로 수윤이 형과 이 루틴을 지켜나가면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 비하인드 컷

한편, 이날 6시 30분 경. 두 선수보다도 먼저 경기장에 출근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박석진 투수코치와 진종길 수비코치. 두 코치에게 일찍 나온 이유를 물었다. “선수들이 일찍 나오니까요.” 강인권 감독에 따르면 코치진은 이번 캠프에서 선수들보다 일찍 경기장에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까지 내년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 및 영상 =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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