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인턴기자) '구자철, 나의 월드컵' 구자철이 기성용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를 회상했다.
14일과 15일 방송된 KBS 1TV '구자철, 나의 월드컵'에서는 구자철과 기성용, 이청용이 처음으로 한 방송에 출연해 10여년 간의 축구 인생 추억담을 나눴다.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K-리그에서 함께 뛰고 있는 세 사람은 올해 모두 의미있는 활약을 보였다.
기성용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너무 뿌듯했다"며 2022 시즌 울산 우승을 이끌며 MVP에 선정된 이청용과 K-리그 최종전에서 헤딩골을 넣은 구자철에 대한 남다른 우정을 드러냈다.
이후 기성용과 이청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구자철이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을 때 위로해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놨다. 구자철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역대 최연소 주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지만, 결과는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던 시절을 돌아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연출된 ‘카잔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환희에 젖었다. 당시 한국이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2연패에 빠진 가운데, 멕시코전에서 뛰지 않았던 구자철은 독일전 선발 멤버로 결정됐다.
심지어 독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으로 막강한 상대였다. 구자철은 "그때 손흥민과 얘기를 많이 했다. 무조건 전방 압박해야 된다고"라고 회상하며 "그런데 전날 1~2시간밖에 못 잤다"고 그 당시 부담감을 털어놨다.
기성용은 "팀 분위기도 많이 다운돼 있었고, 나는 부상으로 남은 경기를 못 뛰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3패를 하고 돌아가는 건 정말 좀 피했으면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경기를 보는데, 전반 10분 정도에 '오늘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철이가 정말 처절하게 뛰더라"고 말했다.
당시 TV로 경기를 봤던 이청용 또한 "최소한 지지는 않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독일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한국의 2대0 승리로 끝났고, 이 경기는 '카잔의 기적'으로 불렸다. 당시 독일에서 뛰고 있던 구자철은 "독일 팬들한테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독일에서 뛰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라는 식의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많이 들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세 차례의 월드컵을 돌아본 구자철은 '월드컵이라는 게 정말 힘들다. 어떤 선수들은 죄인이 되고, 또 어떤 선수들은 정말 수치스럽고, 어떤 선수한테는 정말 아쉽고, 긍정보다는 부정이 훨씬 더 많은 분위기에서 싸워야 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세 사람은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현 대표팀에게 조언과 응원을 전했다.
기성용은 "한 감독과 4년을 온전히 보내는, 우리가 거치지 못했던 과정을 이 선수들은 거쳤다"며 "그래서 기대감이 상당히 크고,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첫 경기에 따라 많이 갈리겠지만, 첫 상대인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청용 역시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며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모든 국민들이 같이 힘을 보태줘야 잘 할 수 있는 그런 대회다. 힘이 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구자철은 "우리 셋은 항상 후배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많이 이야기한다"며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과 기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기성용은 '해설위원' 구자철에 대해 "옛날에 해설 한 번 했었지 않냐. 그때는 좀 못 들어주겠더라"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근데 아까 해설한 거 들어보니까 잘하더라"고 덧붙이며 응원했다.
이청용은 "이번 월드컵은 마음 편하게 치킨 먹으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자철 해설은, 일단 전반 5분까지 틀어는 보려고 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광용 아나운서의 진행과 더불어 구자철X기성용X이청용이 응원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시간으로 11월 21일에 개막된다. 대한민국은 H조에 편성돼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한 조에서 대결을 펼친다.
사진 = KBS 1TV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