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에 출연한 모모랜드 출신 배우 연우가 배우로서 성장한 소감을 들려줬다.
연우는 14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방송을 배우들과 같이 봤는데 실감이 안 나더라. 드라마 촬영 자체가 6개월이 잡혀 있고 함께 찍는 시간이 길어서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났다. 아쉬운 점도 있는데 후련함이 든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잘해서라기보다는 열심히 다 같이 힘을 합쳐해 후련하다"라며 종영한 소회를 밝혔다.
연우는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에서 오여진 역을 맡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오여진은 유복한 집에서 자라 예쁜 외모와 당돌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다. 그러나 알고 보니 폭력가정에서 자라 친구 오여진의 인생을 훔쳐 후천적 금수저가 된 정나라였다. 연우는 야망이 들끓는 인물을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엔딩에서 여진은 자신을 좋아한 박장군(김강민 분)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두 명의 아버지를 모시면서 평온한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친부에 의해 자신의 딸이 납치될 듯한 분위기가 그려져 금수저를 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으로 짐작하게 했다.
연우는 "현실에서도 그렇고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 행복한 엔딩을 맞이한다는 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실수 정도가 아니라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여진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나 정도면 있으면 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미워하셔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권선징악 결말을 만족해했다.
이어 "본인이 되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있어 빌런이 된 건데 사실은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나쁜 환경에 놓여있어도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모두 여진이 같은 선택을 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으니 돌려받는다고 생각한다. 살면서도 친구에게 그렇게 하면 그대로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 큰 벌을 받을 때까지, 아기를 낳을 때까지 세상이 기다려줬으니 벌을 받을 것 같다"며 열린 결말에 대해 언급했다.
연우는 2016년 그룹 모모랜드로 데뷔, ‘뿜뿜’, ‘BAAM’, ‘어마어마해’ 등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이후 2019년 11월 탈퇴했다. 2018년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특별출연을 계기로 연기자로 발을 들인 그는 '쌉니다 천리마마트', '터치', '앨리스', '바람피면 죽는다', '라이브온', ‘달리와 감자탕’ 등에 출연했다.
이어 이번 '금수저'에서 배우로서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연우는 "초반에는 겁이 나서 반응을 잘 못 봤다. 방영 전에 라이브를 켜서 '여진이 너무 미워하지 말라'라고 할 정도로 겁이 났다. 방송을 확인하지 못했고 대본상으로 악역이니 겁이 난 거다. 중반부에서 모니터 했을 때 여진이를 연기하면서 양가감정이 들더라. 이 친구가 너무 밉고 나쁜데 왠지 불쌍하고 신경 쓰였다. 그걸 느낀 시청자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재발견이라는 표현도 그렇고 '라이브온'을 보신 분들이 얘가 얜 줄 몰랐다고, '라이브온'의 재이가 '금수저'의 여진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기분이 좋더라. 정말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걸그룹 출신 배우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연우는 "예전에 드라마 감독님께서 (모모랜드를) 너의 인생에서 지우지 말라고 하셨다. 없던 일로 치부하거나 아니면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사실 그게 맞다. 인생에서 10대 20대 초반을 보낸 소중한 커리어다. 아이돌로 무대에 섰던 게 자랑스럽다. 그게 도움이 돼 배우 생활도 좀 더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연우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무대를 통해 팬분들을 만났고 아직도 저를 응원해주시고 있으니 내게는 정말 중요한 커리어다"라고 강조했다.
배우로 자리매김한 연우는 '금수저'를 계기로 연기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연우는 "캐릭터를 분석할 때도 단순하게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구체적으로 입체적으로 다가가고 싶어 열심히 한다. 쉬는 날에는 하루종일 대본을 붙잡고 있었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할 순 없는데 마음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진심으로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그는 "아직 정한 건 없는데 계속 꺾고 싶다. 귀여운 걸 했으니 악역을 하고 악역을 했으니 선한 역이나 악역과 또 다른 역할로 꺾어서 소화하고 싶다. 그게 재밌는 것 같다. 연기하면서 평소에 할 수 없던 것들을 해본다는 게 큰 재미다. 회사에 어필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 나인아토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