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여경래 셰프가 과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11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중식 셰프 여경래, 여경옥 형제가 출연해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여경래는 "어린 시절 극빈자였다. 내가 6세, 동생이 3세 때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 홀어머니가 막걸리 장사를 했다. 학비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중학교 교복을 살 돈이 없어서 반 친구들의 도움으로 교복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여경옥은 "40세까지 비 오는 날을 안 좋아했다. 비가 오면 낡은 집 바닥에 물이 차고 천장에 물이 샜다. 40대 정도 되고 먹고 살 만하니까 '비 오면 커피 한잔 마시면 되겠네' 싶다"고 덧붙였다.
여경래, 여경옥의 아버지는 교통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여경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여경래는 "12월에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외출했다. 아버지가 나와 어머니를 먼저 차에 태우고 길 건너편의 짐을 가지러 갔다. 아버지가 차에 부딪히는 것을 봤다. 여섯 살 때 어머니에게 '아버지 죽었다'고 한 것이 생각난다. 그 장면을 나 혼자 봤다"고 회상했다.
여경래는 "정해진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아버지 대신 가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안을 이끌어나갈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잊고 싶은 어린 시절 기억이 있냐"고 물었다. 여경래는 "중학교 졸업 후 어머니가 기술을 배우라고 하셨다. 이후 서울로 올라가 일을 배워야 했다. 고등학교에 다니고 싶어 일주일 동안 울었다"고 대답했다.
또한 여경래는 "후배들에게 이 세상에서 내 덕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여경옥이라고 말하곤 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내가 먼저 겪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앞서 가면 따라만 오면 된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은영 셰프는 여경래 셰프에 대해 "누군가에게 기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갈비뼈가 부러졌을 때도 병원에 안 가셨다. 누군가를 챙겨주기만 하지 본인을 돌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여경래는 "누군가에게 기대 본 적 없다"고 인정했다. 여경래에게는 여경옥도 동생일 뿐, 기댄 적은 없다고.
오은영은 "과도한 책임감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여경래 셰프는 대형(大兄)의 모습이다. 어린 시절 겪는 어려움에 어린아이의 책임은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 근원적 수치심을 느껴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형돈은 "같은 환경인데 성격이 다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오은영은 "어려운 상황들을 서열 때문에 형이 온몸으로 받은 것. 뒤로 숨는 형도 있지만 여경래 셰프는 그런 분은 아니다. 여경옥 셰프는 동생인 만큼 형의 방패 뒤에서 덜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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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