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설경구부터 공승연까지, 지난 해 청룡영화상 수상자들이 한 데 모여 1년 전 시상식 당시를 떠올리며 영화제 수상 의미를 되새겼다.
9일 네이버 NOW. 사전 녹화 중계를 통해 제43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청룡영화상 수상자인 배우 설경구, 문소리, 허준호, 김선영, 정재광, 공승연이 참석했다.
지난 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설경구는 영화 '자산어보'를 통해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2000년 '박하사탕', 2002년 '공공의 적'에 이어 19년 만에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 문소리는 '세자매'에서 대체 불가한 연기력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으며, 허준호는 '모가디슈'를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199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김선영은 문소리와 함께 '세자매'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치며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정재광은 독립영화 '낫아웃'에서 10대 소년의 불완전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공승연은 첫 스크린 주연작 '혼자 사는 사람들'을 통해 신인여우상을 품에 안았다.
이 자리에서 설경구부터 공승연까지 배우들은 촬영과 휴식 등 근황을 전했다.
이어 설경구는 '1년 전 수상 당시 가장 먼저 축하 연락을 남겼던 사람이 기억 나냐'는 물음에 "생각해봤는데 동시에 문자가 온 것 같다. 제가 상을 받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문소리 씨가 저와 오래된 동생 같은 사람이지 않나. 뒤에서 수상자로 문소리라는 이름이 들리는데 소름이 돋았다. 제가 상 받은 것은 잊어버리고, 문소리 씨가 오는 것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고 되새겼다.
문소리는 "그 때 상을 받고 얼떨떨하게 무대 뒤로 갔더니 (설)경구 선배가 기다리고 있더라. 시상했던 라미란 씨, 류준열 씨 넷이서 끌어안고 축하한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다 이렇게 오랫동안 친하던 사람들인데, 경구 선배가 기다리고 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김선영도 "저도 (문)소리 언니가 상 받은 것이 좋았다. 조연상이니까 제가 먼저 상을 받았는데, '세자매'로 수상한 것이다 보니 주연상을 안주려나 싶었다"고 상을 받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때를 떠올렸다.
이를 듣고 있던 문소리는 "(김)선영 씨가 조연상을 받고 다시 돌아오는데 표정이 안 좋더라. 제가 '표정 풀어' 이렇게 말했었다"며 추억을 얘기했다.
정재광도 "'낫아웃' 감독님이 택시를 타고 오셔서 고생했다고 해주셨다. 부모님도 우시더라"고 얘기했고, 공승연도 "(소감을 말하면서 너무 울어서) 회사 식구 분들이 팩트를 주면서 얼굴 두드리라고 하시더라. 드레스도 정리해주셨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저 같은 경우는 수상을 하면 잠시 즐거워하고 잊어버리려고 하는 것 같다. 다시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시 많이 행복한 것 같다"고 수상이 주는 의미를 돌아봤다.
문소리도 "제가 '더 멋지고 이상한 여자들 많이 나오는 작품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런 말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뱉은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승연도 "제가 연기를 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을텐데, 그 때마다 수상 기억을 떠올리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제43회 청룡영화상은 오는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되며 KBS에서 생중계된다.
사진 = 청룡영화상 사무국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