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전우성 감독이 '몸값' 비하인드와 함께 시즌2에 대해 언급했다.
9일 온라인을 통해 티빙 오리지널 '몸값'을 연출한 전우성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이충현 감독의 원작 단편영화 '몸값'에 지진이라는 요소를 가미, 확장된 세계관과 스케일로 강렬하게 재탄생했다.
지난 28일 공개된 '몸값'은 티빙 역대 오리지널 중 공개 첫 주 기준 시청 UV(순 이용자) 1위를 기록했다.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역시 1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날 전우성 감독은 "'몸값'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 '원작인 단편영화의 내용을 1화에 그대로 가져가고, 여기에 지진이 일어난다'라는 꼭지가 정해져 있었다. 악인들에게 천벌을 주는 개념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그들이 어떻게 일들을 헤쳐나가는가를 이야기해 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몸값'은 왜 지진이라는 설정을 사용했을까. 전 감독은 "누가 악인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 동일한 재난을 맞닥뜨렸을 때 리셋이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봤다. 리셋된 상황에서 어떤 악인이 어떤 행위를 펼치고 어떤 행동 양식을 갖고 서로를 속여나가는지를 그려내고 싶었다. 보통 재난물이라고 하면 고난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이 선하게 보여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악인들이 헤쳐나가는 재난 상황들이 새로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지진인지, 북한의 핵으로 인한 재앙인 건지에 대한 여러 추측에는 "지진이 일어난 건 맞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겨 두고 싶다"고 답했다.
'몸값'은 재난과 인간실격으로 인물들이 목숨을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지만 곳곳에 코믹적인 요소들을 배치하며 웃음을 줬다. 전 감독은 "악인들을 따라가는 이야기이지 않나. 형수(진선규 분)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처단 당해야 마땅한 사람인데 이 사람 위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해서 어떻게 톤을 잡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누가 더 악인인가를 따지는 건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아서 형수가 보여줬던 모습들이 희석되면서 넘어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코미디 분위기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몸값'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전 감독은 "'몸값'은 돈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은유들을 넣은 부분이 있는데 디테일하게 말하는 건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덧붙여서 한 마디 하자면 모텔이라는 공간이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어떤 주제의식과 별개로 호불호가 갈리는 쉽지 않은 이야기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있었다. 이 시리즈를 보면서 재밌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봐주셨으면 했다"고 말했다.
원작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의 반응도 전했다. 전 감독은 "CG 작업 전에 모여서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재밌게 봤고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며칠 전에도 자리를 했는데 작품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는 부분은 없었다. '잘 봤다, 흥미롭다'는 반응을 해줬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해서 디테일하게 들어보고 싶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리메이크작인 '몸값'에는 원작 영화 주인공이었던 박형수와 이주영이 비중 있는 캐릭터로 출연하기도 했다. 전우성 감독은 두 사람의 캐스팅에 대해 "저도 원작 작품에 가볍게나마 참여했다. 배우들하고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는 관계"라면서 "리메이크를 하면 당연히 두 분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작사에도 어필을 많이 했다. 그리고 두 분을 비중 있는 역할로 모시고 싶었다. 특별 출연일 수도 있는데 특별 출연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건 초반부터 캐스팅을 정해놨기 때문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최종회를 본 뒤 시즌2에 대한 궁금증도 많은 상황. 전 감독은 "아무래도 시즌2를 생각해보긴 했다. 지금은 가볍게 논의를 해가나는 중이라 확정된 부분 없이 열려 있는 상태다. 만약 시즌2를 하게 되면 힘을 보태서 무언가를 할 생각이 있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주영(전종서)이가 갖고 나간 모르핀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것 또한 어느 정도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몸값'은 티빙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파라마운트+를 통해 오는 2023년 해외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에 전우성 감독은 "대본을 쓰면서 넣어놨던 나름대로의 메타포들을 발견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해외에서 더 잘 봐주시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기대를 표했다.
끝으로 전 감독은 "이 작품이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고 있다. 여러 반응에 대해 저도 찾아보고 있고 재밌게 보고 있다"며 인사를 전했다.
사진 = 티빙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