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피겨 장군’ 김예림(19·단국대)가 생애 처음으로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예림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앙제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그랑프리 드 프랑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2.82점과 예술점수(PCS) 65.01점, 감점 2.00점을 묶어 125.83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8.93점을 찍은 김예림은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수까지 포함해 합계 194.76점으로, 레오나 헨드릭스(벨기에·216.34점)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스미요스 리온(일본)이 194.34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김예림이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입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선 두 차례 은메달을 땄던 김예림은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21∼2022시즌 이탈리아 대회에서 6위에 오른 것이 시니어 그랑프리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4대륙선수권 동메달과 2월 베이징 올림픽 9위, 이어 지난 9∼10월 두 차례 ISU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한 상승세를 유지해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 은메달 획득의 감격을 누렸다.
한국 여자 피겨가 그랑프리 대회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는 김연아 이후 최초다.
사실 김예림은 이날 프리스케이팅 뒤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점프를 하다가 두 번이나 넘어지는 등 고전했기 때문이다.
주제곡으로 영화 ‘42년의 여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고른 김예림은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기본점수 5.90)를 하다가 착지 도중 넘어져 수행점수(GOE)가 2.95점이나 깎였다. 이후 마음을 추슬러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을 깔끔하게 소화한 뒤 10% 가산점이 주어지는 연기 후반부 두 차례 콤비네이션 점프를 무난히 해냈다.
하지만 이날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살코 때 또 넘어지는 등 전날 클린에 성공한 쇼트프로그램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에서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던 경쟁자 가와베 마나(일본)와 오드리 신(미국)도 부진하면서 전날 쇼트프로그램 성적 2위를 지켜낼 수 있었다. 가와베는 7차례 점프 중 4차례나 GOE 감점을 받았다. 오드리 신도 트리플 러츠를 하다가 크게 넘어지는 등 부진했다.
김예림은 18∼20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를 통해 단 6명에 주어지는 그랑프리 파이널 티켓을 노린다.
한편,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위에 그친 또 다른 한국 선수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 선전으로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 후반부에 트리플 플립을 뛰다가 한 번 넘어지긴 했으나 다른 연기를 잘 해내면서 총점 193.49점으로 4위에 올랐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