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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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 일궈낸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의 전환'

기사입력 2011.04.28 07:46 / 기사수정 2011.04.28 08:5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점유하며 공격하던 FC 바르셀로나를, 점유하며 수비하는 축구로 바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28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서 리오넬 메시의 2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경기서 승리하며 2차전 홈경기에 부담을 던 바르셀로나는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번의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빛난 것은 단연 호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0-5로 패한 경기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공격 일변도의 레알 마드리드에 수비라는 옷을 입혔다.

페페를 전진시킨 트리보테(중앙 3미들) 전술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무력화했고 무리뉴 감독의 전략은 첫 엘 클라시코서 1-1 무승부로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4일 뒤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도 다시 트리보테 카드를 커내든 무리뉴 감독은 재차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레알 마드리드에 18년 만의 코파 델 레이 우승컵을 안겼다.

볼을 점유해 경기를 풀어가는 바르셀로나에 맞서 무리뉴 감독은 공간을 점유하는 축구로 대응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의 전세를 급격히 레알 마드리드 쪽으로 기울케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의 카드를 2번이나 본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같지만 다른 방법으로 무리뉴 감독에 '신의 한수'를 펼쳤다.  

모두가 '바르셀로나가 어떻게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를 뚫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반대의 카드를 생각했다. 바로 공격을 위해 볼을 점유하던 그동안의 전술을 수비를 위해 볼을 점유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

즉, 챔피언스리그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는 특성을 백분 활용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1차전 원정 경기서 무리하지 않고 '무실점 무승부'로 끝낸 후 2차전 홈경기에서 승부를 내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뜻대로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섰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철저하게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며 수비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좌우 풀백은 물론 세이두 케이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까지 하프 라인 밑에서 움직였고 공격은 메시와 다비드 비야, 사비 에르난데스, 페드로 로드리게스 등 4명에만 의존했다.

이렇듯 전반 내내 노골적으로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는 바르셀로나에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짜증 섞인 행동을 보였고 자연스레 다른 선수들도 애가 타기 시작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역습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메수트 외질을 빼고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여전히 수비적인 바르셀로나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흥분했고 결국,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한 페페의 퇴장이 나오며 스스로 무너졌다.

공격을 용이케 하기 위해 볼을 점유하던 바르셀로나가 수비를 위해 볼을 점유하면 얼마나 무서워지는지,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유연함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준 한판이었다.

[사진 = 과르디올라 감독 (C) 문도 데포르티보 홈페이지 캡처]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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