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함께 생존했다. 이젠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수원삼성이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2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고 잔류를 확정 지었다.
수원은 전반 16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9분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연장 후반 15분 오현규의 결승골이 터지며 극적인 잔류를 이뤘다.
이병근 감독은 오현규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에야 안도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기자회견에 임했다.
이 감독은 "정말 두 팀 다 치열한 경기를 했고 준비를 잘해 치열한 경기를 했다. 우리도 안양이 K리그2팀이라고 얕보지 않고 준비를 잘했다. 안양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잘 싸워줬다. 모든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1-1이 됐을 때 포기하려는 선수들과 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줘서 마지막에 결과를 가져왔다. 선수들에게 수고했고 올해처럼 이런 겪지 않길 바라는, 두 번 다시 밑에서 놀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더 잘해서 좀 더 편안하게 하고 싶다. 1년 동안 선수들을 많이 변하게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부족했더라도 내년에 잘 채워서 팬들이 원하는, 이기는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적인 잔류로 다음 시즌도 K리그1에 참가하게 됐지만, 수원의 2022시즌은 1996년 K리그 참가 이래 역대 최악이었다. 2013시즌 승강제 도입 이후 첫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지만, 선수와 감독 모두 피 말리는 승부라며 혀를 내두를 만큼 강등의 문턱까지 갔었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누군가의 책임보다는 함께하는 생존'이라는 걸개가 걸렸다. 함께 생존에 성공한 수원은 이제 이 상황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날 강등의 위기 속에 함께 한 수원 팬들에게 문제점을 해결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다음 시즌부터 보여줘야 한다.
이기제는 현재 선수단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그는 “저희 팬들이 K리그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최고에 걸맞게 수원삼성도 최고의 선수들, 최고의 플레이, 높은 퀄리티가 필요하다”라며 "팬들이나 언론에서도 '예전 수원'을 가지고 추억을 떠올린다. 현재는 예전처럼 선수들이 퀄리티도 좋지 않다. 어린 선수들도 많다. 그런 상황에서 힘들었다. 팬들 수준에 걸맞게 선수단 구성, 플레이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다음 시즌 달라져야 하는 점으로 선수들의 의지와 간절함을 꼽았다. 그는 “개개인의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구성돼 있지만, 우리보다 위, 혹은 강한 아래 팀과 부딪힐 때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내년 동계 훈련부터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름에 덥고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 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낙오자가 생겼었다. 선수단을 잘 보강하고 정신적으로 약한 점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단 보강 역시 꼽았다.
이기제가 말하는 '예전 수원'은 그야말로 '레알(레알 마드리드의 '레알') 수원'이었다. 화려한 선수단과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하며 수원은 K리그 4회 우승, FA컵 5회(최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에 빛나는 명문 구단이었다. 이때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적어도 이 감독의 바람처럼 매 시즌 '파이널B'에서 허덕여선 안 된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