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1.24 17:10 / 기사수정 2005.01.24 17:10
(사진출처 : 대한축구협회 뉴스란 홍석균님의 사진)
'박주영이 또 해냈다'
박주영이 B조 예선 중국전, 우크라이나전에 이어 이번에는 준결승 알제리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 3경기에 출전하여 총 7골을 넣었다. 이번 알제리전에서는 한국이 넣은 2골을 모두 넣어,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U-20)이 우리 시간으로 24일 저녁 11시 30분 경에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 축구대회 준결승 모로코전에서, 연장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우리 시간으로 27일 새벽 1시 45분에 일본:노르웨이(준결승)전의 승자와 결승전에서 대회 우승을 다투게 되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한 한국은 후반 10분에 김승용의 프리킥을 박주영이 헤딩골을 넣어 1:0으로 앞서갔다. 좋은 내용의 경기를 펼친 한국의 승리가 예상되는듯 했으나, 후반 24분에 골키퍼 정성룡의 헛발질이 차입의 동점골로 이어지고 말았다. 승패가 가려지지 않자 연장전에 돌입한 한국은, 연장 전반 1분에 박종진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또 다시 골을 넣었다. 연장 후반까지 2:1의 점수를 지킨 한국은, 연장전이 끝난 뒤 승리를 확정 지었다.
박주영, 칭찬할 수 밖에 없다.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인 노르웨이전을 제외하고, 준결승 알제리전을 포함하여 대회 3경기에 출전한 박주영이 넣은 골은 총 7골. 그 중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넣은 골이 5골이다. 지난 우크라이나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해트트릭을 달성한데 이어, 이번 알제리전에서도 동일한 포지션에서 2골을 넣었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박주영이 알제리전에서 넣은 2골은 모두 귀중한 골이었다. 첫번째 골은 골운이 터지지 않았던 한국에게 골가뭄을 말끔히 해소시킬 수 있었고, 연장전에서 터진 두번째 골은 한국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준 골이었다. 역시 청소년 대표팀 최고의 골잡이이자 플레이메이커 답게 이번 알제리전에서도 맹활약 펼쳤다.
한국은 지난 우크라이나전부터 4-4-2 대형에서 3-4-1-2 대형을 구사하고 있다. 수비수 김진규와 이강진이 국가대표팀 차출 등으로 이번 청소년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점도 고려될 수 있으나, 공격형 미드필더 박주영의 경기력을 기존 4-4-2 대형에 보다 극대화하는데 적합했다.
3-4-1-2 대형은 4-4-2 대형이나 3-4-3 대형 등과 같은 3선 형태의 대형과는 달리, 1의 자리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활약을 극대화하는 대표적인 대형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활약에 따라 팀 전력을 좌우할 수 있어, 비중이 큰 포지션이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를 통하여 공격수 뿐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전반 중반까지 알제리의 두터운 수비진에 막혀 고전했지만, 미드필드진에서 빠른 템포를 활용한 침투패스 연결이 활발하면서 부터 박주영의 활약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볼터치가 많아진 박주영은 공격수 김승용과 신영록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 공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파고 들어가 득점 기회를 잘 노렸다. 이 상황에서 박주영과 공격수들의 위치 변화 빈도가 점점 잦아졌다. 이는 알제리 수비진을 흔들어 놓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미드필드진과 공격진 사이의 공격 연결까지 원활히 이어 주는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경기 운영 또한 합격점이다. 측면에서 좌우윙백을 맡은 백승민과 안태은의 적극적인 측면 공격이 빛났지만, 중앙에 포진한 박주영을 활용하는 공격 빈도가 비교적 높았다. 주로 알제리 선수들의 압박을 덜 받을때 한박자 빠르고 정확한 슈팅을 여러차례 날리는 데다, 발이 빠르고 몸놀림이 민첩해, 알제리 진영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었다.
박주영이 이번 대회에서 총 7골을 넣었는데 비해, 공격수 김승용(0골)과 신영록(1골)이 지금까지 넣은 골이 적은 것이 오점에 남는다. 공격시 박주영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청소년 대표팀 전력의 핵인 박주영에 대하여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끈 주인공은 박주영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실수는 줄일수록 좋다.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친 한국이었다. 결정적인 실수가 1차례만 나왔던 전반전에는 알제리에게 슈팅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한국 : 9개, 알제리 : 0개), 미드필드진부터 안정된 수비망을 구축했다. 또 알제리 미드필드진을 장악하여 박주영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다만 전반 막판에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미스가 나온 것은 옥의 티 였다.
그러나 후반전 도중에 결코 나와서는 안될 실수가 터지고 말았다. 후반 24분에 골키퍼 정성룡이 공을 걷어내려다 헛발질했고, 이는 차입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위험 지역에서의 실수가 뼈아픈 상황으로 전개된 것이다. 조금만 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면, 이러한 실수가 연출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상중인 기존 주전 골키퍼 차기석의 공백을 메꾸고 있는 정성룡은, 동료 선수들을 이끄는 리딩력이 돋보이는 골키퍼다. 그러나 지난 중국전과 우크라이나전에서 봤듯이, 문전에서의 선방이 불안정하고 잔실수가 많은 것이 흠이다. 이번 알제리전에서의 실수는, 앞으로 기량이 뛰어난 골키퍼로 성장하는데 큰 자극제가 되었을 것이다. 아직 젊은 선수이기 때문에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성룡의 실수를 제외하면, 지난 3차례의 예선경기에서 드러났던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잦은 실수로 인한 불안한 경기 운영은 알제리전에서 말끔히 해결된 모습이었다. 이요한과 정인환, 안재준으로 짜인 3백 라인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했다. 알제리의 역습 때 기존처럼 상대팀 선수에게 우왕좌왕 하지 않는 기색이 누그러졌다. 중원을 지키는 '백지훈-한제광' 조합은 공수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알제리가 공격보다는 수비 지향적인 모습이 두드러졌지만, 알제리의 역습에 적절히 대처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또 알제리의 견고한 수비진을 공략하기 위해 침투패스를 활발히 연결시킨 것은, 한국의 공격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이때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호흡이 B조 예선 3경기 보다 더 척척 맞았다. 패스미스 빈도 또한 낮아진 모습 이었다. 알제리에게 실점한 이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전 경기들에 비해 더 나은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 4번의 경기를 치렀고, 서로간의 발을 맞추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그리고 한국의 조직력은 시간이 갈수록 향상 되었다. 앞으로는 상대팀에게 실점을 허용하거나 경기 승패까지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실수를 더욱 줄여야 한다. 완성된 전력을 갖춘 팀으로 발전하는 것과 함께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오는 6월에 네덜란드에서 벌어지는 세계 청소년 대회(U-20)에서 선전하기 위한 중점적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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