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유방암 투병 중인 서정희가 근황을 전했다.
12일 서정희는 소셜미디어에 "항암치료를 하면서 열이 올라 생사를 오갈 때 딸 동주가 내 귀에 속삭였다. '엄마, 병 치료하고 얼른 일어나 여행 가자' 그 말에 힘이 났다. '그래 우리 딸하고 여행 가야지….'"라며 장문을 올렸다.
서정희는 "여행을 다녀오면 피곤하고 많이 아팠다. 이제 여행을 못 가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매번 고통을 이겨냈고, 함께 여행하자는 딸과의 약속을 조금씩 지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속 서정희는 삭발을 한 채 모자를 쓰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서정희는 지난 4월 유방암 수술 소식을 전했다. 항암치료를 위해 삭발을 했다고 알려 많은 응원을 받았다.
다음은 서정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전문.
역경의열매(7)
올려 달라는 요청으로 지난것을 다시 올립니다.지난7회차입니다.
가발을 벗고. .....
항암치료를 하면서 열이 올라 생사를 오갈 때 딸 동주가 내 귀에 속삭였다.
“엄마, 병 치료하고 얼른 일어나 여행 가자.” 그 말에 힘이 났다. “그래 우리 딸하고 여행 가야지….”
아픈 중에도 하나님께 어서 병이 나아 여행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여러 번 기도했다. 내게 여행은 영감을 주고 활기를 준다. 특히 글이 안 써질 땐 여행이 최고다. 여행을 가면 새벽에 샛별처럼 떠오르는 글을 한없이 쓰기도 한다.
“날이 새어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르기까지”(벧후 1:19)
여행을 다녀오면 피곤하고 많이 아팠다. 이제 여행을 못 가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매번 고통을 이겨냈고, 함께 여행하자는 딸과의 약속을 조금씩 지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져 여행 규제가 완화됐을 때 2박 3일 짧게 태국을 다녀왔다. 동남아시아 여행은 처음이었다. 수도 방콕은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친근했고 따뜻한 기후가 마냥 좋았다. 화려한 네온사인, 싱그러운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라고 느꼈다. 기억에 남는 곳은 조용한 골목에 있는 짐 톰슨의 집이었다. 그는 태국의 실크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만든 사람으로 유명하다.
집 건축 양식과 실내 디자인에 반해 두 번이나 그곳을 방문했다. 열대 나무가 포옹하듯 감싸고 있는 붉은 집. 그 안엔 짐 톰슨이 동남아 각지를 돌며 수집한 귀한 예술품들이 놓여 있었다. 화려함과 소박함을 동시에 갖춘 매력에 푹 빠졌다. 얼마나 신나게 둘러봤는지 잠시 아픈 것도 잊었다. 그 집을 보면서 자신의 취향으로 가꾼 공간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이런 집에 살고 싶었다.
아프기 몇 달 전, 집을 짓기 위해 땅을 다지고 있었다. 친한 친구와 ‘집 짓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집을 포함해 스틸 집과 우드 집, 그린 집, 글라스 집 등 콘셉트가 있는 멋진 집, 적어도 10채 짓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보기만 해도 치유와 힐링이 되는 집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건축 이야기는 조금 더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병원에 다니고 몸을 고치느라 잠시 지체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건축에서 손을 놓은 건 아니다.
나는 지금 내 몸을 건축하고 있다. 몸도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튼튼하게 지은 건축물이라고 해도 비바람을 맞고 세월이 지나면 상하기 마련이다. 오래된 건물을 보수하듯 나 또한 보수해야 할 시기가 온 것뿐이리라. 새롭게 칠하고 닦고 조이면서 다시 쓸 만하게 만들며 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건축은 세우고 쌓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건축이다. 건강과 신뢰, 사랑, 믿음, 신앙 등. 어느 것 하나 세우고 쌓지 않는 일이 없다.
오늘도 건축으로 하루를 보낸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몸을 세우고, 기도하며 신앙을 쌓는다. 몸이 나으면 내가 살 집을 지을 예정이다. 누구나 편안하게 쉬고 싶은 ‘풀밭 같은’ 집, 그런 집을 지어야겠다.
사진= 서정희 소셜미디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