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정현 기자)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울산 현대 서포터석 맨 앞에는 '고진감래'라는 걸개가 걸려있다. 힘든 시기를 지나가면 좋은 미래가 온다는 말처럼 울산이 드라마를 쓰며 드디어 '우승'을 다시 꿈꾸기 시작했다.
울산은 8일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맞대결에서 2-1로 이겼다. 전반에 선제 실점한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51분과 54분 마틴 아담의 연속골로 극적으로 승점 3점을 챙기며 전북과의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울산은 매번 파이널라운드에서 라이벌 전북, 포항에게 미끄러졌다. 전북과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하던 2019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울산은 전북, 포항에게 덜미를 잡혀 우승 트로피를 보고도 손에 쥐지 못했다.
이날 경기도 그랬다. 울산이 승점 5점 차로 전북에 앞서고 있지만, 전북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에 성공해 좁혀진 격차였다. 직전 4연승 포함 7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좇아온 전북의 기세를 홈에서 잠재워야 했다.
이번 경기도 이전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됐다. 전북이 엄청난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전반 34분 바로우가 먼저 선제골을 넣었다. 울산은 실점 전까지 점유율은 쥐고도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실점 이후에 슈팅을 계속 시도했음에도 전북 수비의 블락, 그리고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도 양상은 똑같았다. 전북이 오히려 구스타보까지 추가로 투입해 빠른 공격 전환으로 격차를 벌리려고 시도했다. 울산은 공격의 답답함이 이어지자 후반 29분 마틴 아담과 레오나르도를 동시에 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김태환을 빼면서 이청용을 우측 풀백으로 뒀고 후반 43분엔 박용우를 빼고 이명재를 투입해 측면을 더욱 강화했다. 좌우에서 크로스로 아담의 머리를 노리려는 계획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아무래도 한 선수가 키가 커서 공간이 나면 기회를 노리려고 했다. 기회는 나지 않았지만, 마지막엔 전술적으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결국 아담이 후반 추가시간 51분과 54분 페널티킥 득점과 코너킥에서 헤더로 연속골을 터뜨리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은 난리가 났고 울산 벤치의 모든 사람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선수들과 함께 환호했다. 3년간 힘들었던 시간이 끝나가고 있음을 서로 느낀 순간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울산 문수 구장에 정말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셨다. 그분들께 정말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좋다. 선수들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격려해주신 서포터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굉장히 중요했다. 저희가 승리했고 지난 이 시기, 전주에서 2-3으로 졌을 때 그때 상황을 그대로 돌려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 부임 2년차에 울산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홍 감독도 "울산현대에게 중요한 경기다. 제가 들어오기 전에 울산과 전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지금은 그 균형이 맞춰진 상태다"라며 "작년엔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계획을 가지지 못했지만, 지금은 계획을 갖고 가고 있다. 선수들을 믿고 잘 할 수 있게끔 준비했다"고 말했다.
주장 이청용도 "전북이나 저희나 매 경기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전력이다. 오늘 저희가 승리를 굉장히 기쁘게 즐길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전북이 강한 상대여서인 것 같다"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을 홍명보 감독으로 꼽았다.
이청용은 "감독님 영향이 가장 크다. 감독님이 계셔서 선수들이 확신을 갖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준비했던 것 같다. 오늘 감독님이 큰 그림을 그리신 것 같다. 물론 감독님도 FA컵을 원하셨지만, 제가 느끼기엔 더 멀리 보신 것 같다. 감독님께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