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유격수 농사마저 실패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이적생 이학주는 최근 1군에서 자취를 감췄고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2022년을 마감하게 됐다.
이학주는 지난 17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보름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 당시 2군행 배경은 타격 부진이었지만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서지 않고 있던 가운데 래리 서튼 감독은 최근에서야 "이학주가 현재 부상으로 치료 중"이라는 짧은 근황만을 전했다.
롯데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이학주를 데려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군필 사이드암 유망주 최하늘과 2023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삼성에 내준 끝에 이학주를 품을 수 있었다.
이학주는 지난 몇 년간 하향세가 뚜렷했다. KBO 첫해였던 2019 시즌 타율 0.262 7홈런 36타점 15도루 OPS 0.701이 커리어하이였다. 이듬해 타율 0.228 4홈런 28타점 6도루 OPS 0.654, 2021 시즌 타율 0.206 4홈런 20타점 OPS 0.611로 공격력이 해마다 떨어진 것은 물론 마이너리그 시절 높은 평가를 받았던 수비 역시 KBO 정상급 유격수들과 비교하면 딱히 강점을 보이지도 못했다.
롯데는 충암고 시절 '천재 유격수'로 불리고 탬파베이 레이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이학주의 재능을 믿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롯데가 올 시즌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학주의 활약이 절실히 필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학주의 올 시즌 성적은 91경기 3홈런 15타점 2도루 타율 0.207 OPS 0.565에 그쳤다. 수비 역시 롯데 내야 안정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외려 후반기에는 박승욱이 롯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박승욱은 지난해 kt에서 방출된 뒤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고 최근 서튼 감독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서튼 감독은 지난 2일 두산전에 앞서 "박승욱이 올해 가장 꾸준하게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적으로 역할을 해줬다"며 박승욱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박승욱의 성적 역시 98경기 타율 0.226 1홈런 16타점 7도루 OPS 0.585로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A 해설위원은 "10개 구단 전체를 놓고 보면 롯데 유격수진이 가장 무게감이 떨어진다"며 "1군에서 단 한 번도 유격수로 뛴 적이 없는 이호연을 기용할 정도로 자원이 많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롯데의 또 다른 취약 포지션인 포수의 경우 올 시즌 종료 후 쏟아지는 포수 FA(자유계약) 영입을 통해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유격수는 데려올 수 있는 자원도 한정적이다.
2020~2021 시즌처럼 외국인 타자에 유격수를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이대호의 은퇴로 전체적인 공격력 약화가 뻔한 상황에서 중심 타선 보강도 생각해야 한다. 이학주 영입으로 주전 유격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롯데의 계산이 크게 어긋나면서 2023 시즌 구상은 머리가 더 아프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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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