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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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바꾸는 '보크 주의보' 마운드 초비상

기사입력 2011.04.22 07:17 / 기사수정 2011.04.22 09:29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박찬호(오릭스)의 애로사항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박찬호가 일본 무대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원인인 보크가 국내 무대에서도 화두가 됐다. 지난 21일 문학 SK-LG전서 LG 선발 주키치와 SK 선발 이승호가 도합 3차례나 보크를 범했다. 그로 인해 경기 흐름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주키치는 이날 4실점 중 3실점이 보크 상황의 영향을 받았고 결국 3이닝만에 무너졌다. 반면 이승호는 흔들리지 않고 투구를 이어나간 끝에 승리투수가 됐다.

▲ 뭐가 문제인가
이날 주키치와 이승호가 구심에게 보크로 지적받은 이유는 2가지였다. 주키치는 2회 1사 1,3루에서 내딛는 발인 오른발을 1루가 아닌 홈 베이스 쪽으로 향한 채 1루에 견제구를 던져 보크 선언을 받았다. 야구규칙 8조 5항의 (c) '투수판을 딛고 있는 투수가 베이스에 송구하기 전에 발을 똑바로 그 베이스 쪽에 내딛지 않았을 경우'에 해당된다.

주키치는 3회 무사 1루에서 정근우 타석 때 5구째를 던지기 전에 또다시 보크 지적을 받았다. 8조 5항의 (m) '투수가 세트 포지션으로 투구할 때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투구하였을 경우'에 해당됐다. 이승호도 2회 2사 1루에서 같은 이유로 보크를 지적받았다. 이는 오릭스 박찬호가 애를 먹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크를 범했을 때는 즉시 볼 데드가 선언되고 주자가 한 베이스 진루한다.

쉽게 말해서 투수가 견제를 할 때는 시선뿐 아니라 발도 완전히 견제를 하는 루를 향해야 한다. 주자 기만행위를 원천 봉쇄한다는 뜻이다. 또한 세트포지션으로 타자에게 투구할 때 글러브를 상체로 모은 이후 잠깐의 정지 동작을 요구하는 건 투수가 의도적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퀵 피치를 막기 위함이다. 이제까지 국내 무대에서는 대체로 보크 판정에 후한 편이었으나 올시즌부터 KBO 심판위원회에서 보크를 확실하게 지적하겠다고 했고 이날 두 투수가 불이익을 받았다. 

▲ 흐름이 바뀐다
주키치는 두 차례의 보크 판정으로 완전히 평상심을 잃었다. 2회 1사 1,3루 상황에서 보크를 범해 그대로 선취점을 내줬고 박정권에게 곧바로 우전적시타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3회에도 보크를 범한 이후 정근우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2루타를 얻어맞아 스코어가 0-3이 됐다.

반면 이승호는 2회 보크를 범했으나 이학준을 삼진으로 처리해 선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이승호의 경우 이날 워낙 구위가 좋은 탓에 보크 이후에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투구를 했다. LG는 주키치의 2차례 보크로 경기 초반 3점의 리드를 당했다. SK의 두터운 마운드 스쿼드를 감안했을 때 주키치의 경기 초반 2차례 보크는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보크를 범한 투수는 그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다음 투구를 이어가려고 해도 자신만의 투구 리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동요를 불러일으키면서 호흡마저 가빠지면 당연히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도 미세하게 흔들리고 제구력이 말을 듣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게 심해지면 투구 폼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다. 게다가 KBO 심판위원회도 보크 판정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보크가 경기 흐름과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게 단 한 경기를 통해 입증됐다.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는 가운데 보크가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벤자민 주키치 ⓒ 엑스포츠뉴스 DB, 참고=KBO 야구규칙집]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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