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지난해 미란다도 대기록을 세웠지만...”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안우진의 잔여경기 출전을 언급하며 ‘탈삼진왕’ 미란다(전 두산)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키움 히어로즈의 올 시즌 잔여경기는 4경기. 27일 창원 NC전을 마무리한 키움은 하루 휴식 후 인천에서 SSG와의 2연전을 치르고(29~30일) 5일 휴식을 가진 뒤 6일 대전 한화전과 8일 잠실 두산전을 치르는 다소 여유로운 일정을 앞두고 있다.
경기 간 텀이 길기에 에이스 선발 2~3명만으로 남은 4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상황. 이미 키움은 최원태와 정찬헌의 불펜 투입을 예고한 상황이고,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 안우진, 한현희 네 선수 중 세 명이 선발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자연스레 대기록에 도전 중인 안우진의 잔여 경기 출장 횟수에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212개의 삼진을 잡아낸 안우진은 14개만 더 추가하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대기록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한 경기 만으로는 14개의 격차를 한꺼번에 줄이긴 힘들다. 대기록 수립을 위해선 두 경기 이상 출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기록 수립을 위한 출전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27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홍 감독은 안우진의 잔여경기 출전 계획에 대해 “정해진 건 없다”라면서도 “안우진이 이번주 SSG전에 출전하는데, 이 경기가 마지막 경기였으면 한다”라며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유는 부상 위험. 가을야구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무의미한 체력 소모나 부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출전시키는 건 중요한 일전을 앞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홍 감독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기록은 얼마든지 깰 수 있다. 부상 위험을 안으면서까지 출전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전조도 있었다. 홍 감독은 “지난 경기들에서 위험한 모습들이 있었다. 컨디션과 구위가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한 데다 삼진 기록도 신경 쓰느라 나온 모습인 것 같은데 이러다 부상이라도 입으면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손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지난해 삼진 대기록을 세운 아리엘 미란다를 함께 언급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미란다를 보면 탈삼진 대기록을 세우고도 가을야구에선 좋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홍 감독의 말대로, 미란다는 지난해 225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세웠으나, 정작 가을야구에선 어깨 피로 여파로 한국시리즈 한 경기 출전에 그치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으로선 안우진이 정상 컨디션으로 가을야구에 나서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홍원기 감독의 시선은 가을야구와 선수의 미래에 꽂혀 있다. 홍원기 감독은 “아무리 주변 이야기(삼진 신기록)에 신경을 안 쓴다고 하지만, 포커스를 기록 수립에 맞춘다면 부상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무리해서 부상을 입어 가을야구는 물론, 선수 성장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용납할 수 없다. 정상 컨디션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고,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게 만드는 것이 현장으로서 내가 할 일이다”라며 안우진을 보호하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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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