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21 09:36 / 기사수정 2011.04.21 09:36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20일 경기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이른바 ‘빅3’로 불렸던 에이스들의 호투 여부였다. ‘국가대표 좌완 듀오’ 류현진(한화), 김광현(SK)을 비롯해 KIA의 에이스 윤석민이 같은 날 등판했기 때문이었다. 이들 중 류현진과 윤석민은 ‘고대하던’ 첫 승을 거두었지만, 김광현은 또 다시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때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첫 승’이다. 좋은 스타트는 향후 등판하는 경기에서 힘을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에이스들의 ‘연승 행진’ 역시 ‘첫 승’에 대한 부담감을 떨친 이후부터 시작된다.
첫 승을 기록한 류현진과 윤석민은 이로서 연승 행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또 다시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승리한 선수와 패배한 선수 사이에 어떠한 차이점이 있었던 것일까.
류현진/윤석민은 되고, 김광현은 안 된 이유?!
사실 류현진의 ‘첫 승’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가 앞선 세 경기에서 내리 패전을 기록했다고는 하나 구위 자체에 큰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난타를 당한 것도 상대팀이 류현진이라는 대상을 깊게 연구한 결과. 또한 경기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갈 때 범한 팀 동료들의 수비 실책도 류현진의 호투를 가로막는 원인 중 하나였다.
실제로 그를 상대했던 타자들은 “구위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라며 류현진의 투구를 평가했다. 삼진 숫자만 봐도 범상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그는 20일 경기를 포함하여 24와 1/3이닝 동안 무려 26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이닝 당 평균 1개가 넘는 수치다. 애초 류현진의 ‘첫 승’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첫 승의 시기였을 뿐이었다.
윤석민도 비슷하다. 그는 지난 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8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세 번의 등판에서 단 한 번도 5점 이상을 내주지 않았다. 탈삼진 숫자 역시 22개에 이를 만큼 타자들에게는 ‘치기 어려운 공’임에 틀림없었다. 다만 그의 첫 승에 시간이 걸린 것은 시즌 초반 제구력에 애를 먹었다는 데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난타를 당했을 때’의 윤석민은 빠른 볼 제구가 높게 형성된다.
그러나 김광현은 위의 두 선수와는 사정이 다르다. 먼저 이닝 숫자가 ‘빅3’ 가운데 가장 적다. 류현진, 윤석민이 각각 20이닝 넘게 던지는 동안 김광현은 17과 1/3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5이닝 이상 던진 경기도 지난 5일 열린 LG와의 첫 등판 때 뿐이었다.
물론 김광현의 구위 자체에 큰 문제는 없다. 이닝 당 탈삼진 숫자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연속 탈삼진 기록’을 달성하다 5회를 고비로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광현이 경기 중반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흔들렸던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에 따라 김광현이 2군 무대로 내려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즉 김광현의 ‘첫 승' 실패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정신적인 측면에 기인한 바가 컸다고 보여진다. 그것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순전히 김광현의 몫이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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