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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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와 기회비용

기사입력 2007.11.20 02:19 / 기사수정 2007.11.20 02:19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기회 비용: 어떤 재화의 두 종류의 용도 중 어느 한 편을 포기할 경우, 포기 안 했다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평가액

두산 베어스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주포 김동주(31. 사진)의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산은 4년 최대 옵션 포함 62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제시했지만 김동주는 60억 원을 보장한 4년 계약을 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동주에 대한 몸값이 '오버 페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04' 시즌 후 삼성 라이온즈와 4년 60억 계약을 체결했던 심정수(32)와의 비교 또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기회비용' 측면에서 따져 본다면 김동주의 몸값은 다시 한 번 긍정적으로 재고해야 할 점이 많다. 그리고 그 팀이 두산이라면 더욱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김동주가 만약 일본으로 건너간다면? 두산은 그저 주포를 잃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첫째로 주변 타선을 구성하는 타자들의 '우산'을 잃게 되며, 둘째로 어느 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3루수를 잃게 된다.

두 번째 경우는 타 팀과의 트레이드, 혹은 외국인 내야수 영입으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타선의 '우산'을 잃는다는 측면은 굉장한 파급효과를 미친다. 2002' 시즌 펠릭스 호세(43. 전 롯데 자이언츠)가 이탈한 롯데를 생각해보자.

2001년 .335 36홈런 102타점에 장타율 .695 출루율 .507(OPS 1.202)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긴 호세가 빠지자 '우산 효과'의 수혜자였던 조경환(34. 2001' 시즌 .303 26홈런 102타점)은 2할대 초반(.214)의 빈타로 허덕이다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또한, 당시 싹을 틔우던 이대호(25)의 2002' 시즌 성적은 .278 8홈런 32타점에 그쳤다. 백인천 감독의 취임으로 시즌 중, 후반 기회를 잃긴 했지만 호세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투수가 고의사구로 주포를 거르는 것은 루를 채운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전략이다.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서 마운드의 투수가 선택하게 되는 선택지는 더욱 좁혀지게 마련. '우산 효과'는 상대에게 압박을 주며 소속 팀에는 큰 혜택을 준다.

올 시즌 '우산' 김동주의 득점권 타율은 .359이고 득점권 장타율은 .717이다. 더욱 대단한 것은 득점권 출루율은 .585에 달한다. 올 시즌 득점 찬스에서의 장타력과 출루 능력에서 김동주를 앞선 타자는 아무도 없다. 고의사구 개수는 11개.

두산이 김동주를 잃게 되면 일단은 당장 이호준(31. SK)을 둘러싼 '머니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 이호준이 해태 시절 3루를 맡던 경험으로 3루를 맡는다면 모르겠지만 이호준은 이미 3루수비에서는 쓰디쓴 실패의 맛을 봤던 경력이 있다.

이호준의 3루 입성이 불가능하면 타 팀에서 김동주에 필적할 만한 3루수를 공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조건에 합당하는 선수는 정성훈(27. 현대 유니콘스), 이범호(26. 한화 이글스) 정도가 되겠다. 소속 팀들이 내줄 가능성이 없는 선수들이다.

FA 시장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롯데가 이호준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상 이호준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FA 보상 문제를 생각하면 최소 40억 원가량의 금액을 소비하게 되며 정성훈, 이범호의 FA 때 3루 보강까지 이루려 한다면 그 가치는 62억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자체 발굴은 어떠한가? 김동주가 빠지면 두산의 3루는 윤석민(22)이나 대졸 신인 김용의(22) 등이 경합한다. 이들이 다음 시즌 김동주 급의 활약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두산은 김동주가 어깨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던 2006' 시즌 '두 점 베어스'라는 오명을 얻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재우(28), 이재영(28) 등이 계투진에 가세하는 투수진과는 달리 타선에는 별다른 플러스 요인도 없다.

김동주의 FA 계약과 그에 따른 기회비용. 부상과 기량 저하라는 변수가 있다면 그 몸값만큼 기회비용이 되겠지만 그를 잃는다면 기회비용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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