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정 기자) "DRX 경쟁력이요? 솔직히 고점만 터지면 높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19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DRX 사옥에서 '베릴' 조건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조건희는 '2022 LCK 서머' 시즌에 대한 총평과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문제들,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적용되는 12.18 패치에 관한 자신의 생각 등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 서머 시즌이 끝나고 뭐 하고 지냈는지?
며칠 정도 휴가를 보내다가 팀 일정이 있어서 복귀했다.
> 이번 서머 시즌에 대한 총평은?
팀적으로 봤을 때 처음에는 괜찮게 하다가 중반에 조금 안 좋았는데 끝마무리가 잘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정규 시즌) 1라운드까지만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강팀 상대로 이길 경기도 져서 아쉬웠다. 또, 메타가 바뀌다 보니 적응을 잘 못 했고 개인 기량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정규 시즌 부진했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처음에는 연습한 대로 잘 됐고, 실제로 1라운드 때 강팀이랑 한 첫 번째 경기까지도 잘 됐다. 하지만 이후로 끝마무리가 안 좋았다.
> 연패가 길어질 때 팀 분위기는 어땠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팀이 연패를 하는데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안 좋았을 것 같다.
> 서머 시즌 개인적으로, 혹은 서포터로서 했던 고민이 있다면?
내구성 패치가 된 후로 제가 기존에 했던 플레이가 현 메타와 잘 안 맞는다고 느껴졌다. 제 포지션에서 현 메타에 요구되는 역할을 억지로 하려다 보니 개인적인 실수가 종종 나왔다.
> 후반에는 팀의 경기력이 올라온 것 같았는데?
솔직히 플레이오프 때까지만 해도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다. 다만 선발전에서는 어느 정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를 지고 나서 연습 방향을 정하고 (경기를) 했던 게 큰 것 같다.
> 현재 본인의 경기력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경기를 아직 안 뛰어보기도 했고, 스크림으로만 경기력을 판단하기에는 스크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RNG와 경기를 해 보면 제 경기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 서포터 중 첫 4년 연속 롤드컵 진출이다 보니 이번 롤드컵에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이번 롤드컵 출전 팀들 모두 쟁쟁하다는 생각이 든다. LCK 팀도 그렇고 LPL 팀도 그렇고, 1시드부터 3시드까지 딱 봤을 때 되게 강하다. 특히 LPL 4시드인 RNG는 작년이랑 올해 MSI에서 우승을 한 경력도 있으니까 엄청 쟁쟁하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베릴' 선수는 본인이 얼마나 발전했다고 생각하나?
똑같은 것 같다. 오히려 발전을 못 했다고 생각한다.
> 롤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현재 팀 분위기와 호흡은?
최근에는 방송만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패치가 세 번 정도 진행됐고, 스크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어떤 게 좋은지 찾고 있다.
> 롤드컵에서 DRX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고점만 터진다면 높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팀 미드 라이너인 '제카' 김건우 선수의 라인전 체급이 높다고 생각한다. '쵸비' 정지훈 선수가 CS를 정말 잘 먹는데, 건우는 CS 놓치는 것만 제외하면 (미드) Top3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20년도부터 메타 자체가 미드가 라인전에서 딜 교환을 하고 리드하는 것보다 바텀과 같이 텀 푸시 만드는 라인을 형성하는 게 중요해졌다. 또, 정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진다.
선발전 하면서 건우가 라인을 밀리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팀 합이 좋고 고점이 터진다고 가정했을 때 4강 이상까지도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게 없으면 어디서 떨어질지 모르겠다.
> 롤드컵에서는 12.18 패치가 적용된다. 룰루의 티어가 내려가고, 쓰레쉬의 티어가 올라가는데 서포터 픽에 큰 변화가 있을까?
제리, 시비르, 유미가 너프된 후로 솔로 랭크에서는 잘 안 나오고 있는데 이건 스크림을 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쓰레쉬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단점도 많은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내구성 패치가 되고 (원거리 딜러를) 보좌해 주는 서포터나 기동성이 좋은 챔피언이 좋은데 쓰레쉬는 그런 거에 조금 부적절하다.
> 롤드컵 패치가 팀과 '베릴' 선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까?
시즌 중에는 유틸 서폿이 많이 나왔는데 현재 유틸 서폿이 너프된 상태다. 하지만 제가 봤을 때 엄청 큰 너프는 아니고 유미는 딜적으로 보상도 해 줬기 때문에 이건 스크림을 하면서 지켜봐야 할 듯하다.
> 롤드컵에서는 원딜 메타가 아닌 상체 메타가 펼쳐질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베릴' 선수의 생각은 어떤지?
확실히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상체 메타라면 상체에서 2~3인 다이브 액션을 취해서 이득을 보는 게 좋은데 내구성 패치 이후로 다이브 각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이런 부분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은 팀이나 선수는?
징동 게이밍의 '카나비' 선수를 만나보고 싶다. 대회에서 붙어보지는 않았지만 플레이하는 것을 육안으로 봤을 때는 되게 잘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제 기준으로 대회에서 정글러들은 전체 화면이 아닌 미니맵만 봐도 그 사람이 얼마나 잘하는지 어느 정도 보이는데, 그런 걸로 봤을 때 '카나비' 선수는 움직임이 날카롭다.
>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멕시코에서 치러지는데, 경기 외적으로 기대되는 게 있다면?
제가 롤드컵은 19년도부터 가기 시작했는데, 그때도 관광하는 건 별로 안 좋아했다. 개인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는 잠을 잘 못자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면) 방 안에서 최대한 컨디션 조절하고 수면을 관리하려고 하는 편이다.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사태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서 무엇을 하든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일은 운영과 관련해 아쉬움이 많았다.
> 최애 게임은 무엇인가?
게임마다 장르도 다르고 매력 포인트도 달라서 게임은 다 재밌는 것 같다. 중국의 게임 회사인 호요버스가 매출이 굉장히 높은데, 그만큼 유저들에게 패치나 서비스로 보답을 잘해 준다고 느꼈다. 한국 게임 시장에서도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 있을 텐데 제가 느꼈을 때 한국 게임 시장에서는 유저들이 투자를 해도 되돌려받는 기대감이 적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어느 정도 준 만큼 그걸 패치로 돌려줬으면 좋겠는데 (유저들을 향한) 투자가 밋밋한 것 같아 아쉽다.
> 다른 선수들의 개인 방송에서 댓글로 소통을 자주 하는 것 같다.
저도 개인 방송을 켜고 싶긴 한데 팀이 아프리카TV와 계약을 맺지 않았나. 아프리카TV는 관리하기가 힘들더라. 팬 가입을 하거나 별풍선을 한 개만 쏴도 채팅을 칠 수 있다 보니 채팅창을 관리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 시즌 초반 '서포터가 찬밥 신세지만 인식을 바꿔주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이뤄진 것 같나?
내구성 패치로 메타가 바뀌면서 유틸 서폿은 한타 때 탱커 서폿보다 관리할 수 있고 신경 써야 할 것이 줄어들었다. 만약 '메이지 서폿은 이것만 하면 돼'라는 걸 인지하고 있으면 한타를 편하게 할 수 있는데, (메이지 서폿을 할 때도) 탱커 서폿을 할 때의 습관이 몸에 남아있으면 힘든 것 같다.
메이지 서폿을 잘 다루는 선수들은 본인이 해야 할 플레이를 하면서 잘 참는 게 보이는데, 저한테는 그런 게 부족한 것 같다.
> 롤드컵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저희가 롤드컵에 4시드로 진출했는데, 아무래도 시드가 낮은 팀들은 기대감이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자리로 가고 전력 평가에서도 낮은 티어를 받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걸 없애고 싶다. 첫 번째 목표는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고 그룹 스테이지로 가는 것이지만, (최종적으로는) 4강 안에 들고 싶다.
>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린다.
DRX가 우여곡절 끝에 롤드컵에 진출하게 됐는데, 그동안 많은 패치가 이루어졌다 보니 무엇이 핵심인지 찾고 있고, 열심히 롤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가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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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soojk30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