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 동안 뛰었던 아드리안 곤잘레스(41)는 여러 가지로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타자다. 성적 면에서도 빅리그 통산 317홈런을 쏘아 올린 데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의 LA 다저스 시절 동료로 잘 알려져 있다.
류현진과 곤잘레스는 2013 시즌부터 2017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2013년 4월 7일 류현진의 빅리그 데뷔 첫승 경기에서 곤잘레스 홀로 4타점을 책임지면서 류현진 도우미로 맹활약 하기도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도 텍사스, 샌디에이고에서 함께 뛰었다.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상태에서 지난 15일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FTX MLB 홈런더비 X' 참가를 위해 인천을 찾아 닉 스위셔 등 전 빅리거들과 함께 KBO 레전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 입국 직후 "텍사스에서 박찬호, 다저스에서 류현진에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항상 오고 싶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방문하게 돼 기쁘고 한국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도 반갑다"고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현역 시절 경험했던 한국 야구에 대한 기억도 털어놨다. 곤잘레스는 멕시코 국가대표로 한국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두 차례나 마주쳤다.
2006, 2009년 대회의 경우 모두 한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4강 진출이 불발됐다. 2006년에는 본선 2라운드 1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당시 대표팀은 선발투수로 나선 서재응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이승엽의 결승 2점 홈런, 불펜진의 호투를 앞세워 멕시코를 제압했다.
9회초 2사 3루의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나선 박찬호가 멕시코의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하는 모습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명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승엽은 2006 WBC에서 5홈런으로 초대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곤잘레스는 2006년 대회 게임 내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같은 좌타자, 1루수로 포지션도 똑같은 이승엽이 강하게 인상에 남은 듯했다. 그는 "멕시코, 한국 투수들이 모두 정말 좋은 공을 던져서 스코어가 2-1로 끝났다"며 "이승엽의 2점 홈런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이 홈런 더비 이벤트에서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출전하면서 한국과 멕시코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간의 대결도 흥미로웠다. 결과는 곤잘레스가 17점, 이승엽이 15점을 획득하고 다저스가 컵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곤잘레스가 웃었다. 곤잘레스는 홈런 더비를 마친 뒤 2006년 WBC를 먼저 언급하면서 "이승엽의 실력이 여전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또 "한국은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었고 모든 면에서 실력이 있었다. 2009년 대회에서 류현진과 승부했던 것도 기억이 많이 난다"며 "WBC는 경쟁력이 높고 쉽지 않은 대회다. 내년에 5회 대회가 열리는데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면서 즐기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