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경기에 나가는 선수라면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이 전날(13일) 구자욱을 조기 교체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구자욱은 지난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방문 경기에 5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7회 수비이닝 때 박승규와 교체됐다.
7회 대수비 교체는 흔한 일이지만, 구자욱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게다가 2-1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의 교체였다. 추가점을 위해 한 방을 때려줄 선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박진만 대행은 과감하게 구자욱을 교체했다. 더군다나 구자욱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면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 바 있다.
이유는 안일한 수비 때문이었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허용했다. 중견수 쪽으로 치우쳐 수비하던 구자욱이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워닝트랙 앞에서 잡아내는 듯 했지만, 타구가 구자욱의 글러브를 맞고 2루타로 이어졌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무사 2루 위기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구자욱은 7회말 수비 이닝 때 박승규와 교체됐다. 점수차는 고작 1점차. 하지만 박진만 대행은 과감하게 구자욱을 교체했다.
이튿날(14일) 만난 박진만 대행에게 당시의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수비를 해야 하는 분위기에서는 확실하게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기에 나가는 선수라면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상황마다 열심히 뛰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그런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라고 재차 말했다. 확실하게 단언하지는 않았지만, 안일한 수비 플레이로 인한 문책성 교체라는 것을 돌려 이야기했다.
구자욱의 교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비FA' 최고액으로 삼성과 장기 계약을 맺은 구자욱은 흔히 말하는 고액 FA 선수들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박진만 대행은 고액 FA 선수라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현재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팀의 경쟁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박진만 대행은 고액 FA 선수도 안일한 플레이를 한다면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구자욱 교체를 통해 강하게 내비쳤다.
더군다나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대수비로 나선 박승규가 9회 선두타자 안타를 때려내며 기회를 만들었고, 대타 강민호가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3-1로 승리한 것. 연이은 교체 카드 성공에 박진만 대행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선수들이 잘해줬다”라며 머쓱해 했지만,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상당했을 터. 연이은 파격 기용의 성공과 과감한 교체, 박진만 대행의 지휘 하에 팀내 경쟁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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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