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병역특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허지웅은 12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일부를 인용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면제라는 단어의 숨은 함의를 되새길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 일종의 징벌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낀다. 큰 성취도, 법을 어길 의지도 없는 그냥 보통 사람이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징벌 말이다. 원죄 같은 것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유명인의, 금메달리스트의 군 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 생각이 복잡해진다. 높은 수익과 순위와 메달로 원죄를 탕감한 사람만이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애초 이렇게 공정함에 관한 감각이 오염되고 훼손된 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면서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동안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서 빈자리를 채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않는 일에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희생한다. 그렇게 비겁한 방식으로 의무를 외면한 이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병역은 대한민국 군대에서 대단한 걸 배워오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니다. 헌법 앞에 모든 이는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원칙 때문에 중요하다. 원칙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직하지 않은 면제와 회피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때 비로소 공정함에 관한 감각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구구절절 옳은 소리", "토씨 하나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다", "정말 공감할 수 밖에 없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하 허지웅 인스타그램 전문
면제라는 단어의 숨은 함의를 되새길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 일종의 징벌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큰 성취도, 법을 어길 의지도 없는 그냥 보통 사람이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징벌 말입니다. 원죄 같은 것이겠지요. 그래서 유명인의, 금메달리스트의 군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높은 수익과 순위와 메달로 원죄를 탕감한 사람만이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결코 공정하지 않습니다.
애초 이렇게 공정함에 관한 감각이 오염되고 훼손된 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동안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서 빈자리를 채웁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않는 일에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희생합니다.
그렇게 비겁한 방식으로 의무를 외면한 이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병역은 대한민국 군대에서 대단한 걸 배워오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닙니다. 헌법 앞에 모든 이는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원칙 때문에 중요합니다.
원칙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직하지 않은 면제와 회피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때 비로소 공정함에 관한 감각도 회복될 것입니다.
<최소한의 이웃> 287p
사진= 허지웅 인스타그램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