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8 07:18 / 기사수정 2011.04.18 07:18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또 한번의 상식 파괴인가.
SK 김성근 감독이 17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김광현(23)의 불펜 행을 언급해 화제다. 김광현은 올 시즌 3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과연 김광현은 정말 불펜으로 보직 변경이 될까. 김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 충격요법
올 시즌 김광현을 비롯해 류현진(한화) 윤석민(KIA)이 아직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시적인 현상일 뿐, 실력 자체가 떨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김광현은 올 시즌 선발 3경기서 단 한 차례도 난타를 당하지 않았다. 3경기 연속 3자책점. 구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3경기의 피안타 개수가 4-5-4개였으나 삼진도 똑같이 4-5-4개를 잡아냈다. 3경기 득점권 피안타율도 0.222(18타수 4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은 살아있다는 뜻이다.
다만 첫 등판이었던 5일 LG전서 6⅔이닝을 소화한 이후 최근 2경기서 3이닝, 4⅔이닝 소화에 그쳤고 볼넷도 차례로 4-5-4개를 남발했다는 게 김 감독의 눈을 거슬리게 했을 가능성은 있다. 구속보다는 투수의 제구력과 타자의 스윙 궤도 등을 통해 실점의 위험이 감지될 때 한 템포 빠르게 투수를 교체하는 편인 김 감독에게 이날 김광현의 제구력이 불안하게 보였을 수 있다. 에이스 김광현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김 감독의 엄격한 잣대에 비춰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결국 김 감독의 김광현 불펜 행 언급은 특유의 ‘충격 요법’일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사실 SK 선발진은 김광현을 불펜으로 보내도 될 정도로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17일 목동 넥센전서 전병두가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지만 여전히 SK 마운드의 무게중심은 선발보다는 불펜에 방점이 찍혀있다. SK 선수들에게 ‘엄한 아버지’를 자처하는 김 감독이 공개적으로 김광현을 자극해 분발을 촉구하려는 고도의 계산일 수 있다는 것이다.
▶ 현실화된다면
그러나 현실화가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김광현은 작년 가을 안면 마비 증세를 이겨내기 위해 재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당연히 예년에 비해 훈련량은 부족했다. 김 감독은 김광현을 몇 차례 선발로테이션에서 거르게 하는 대신 당분간 불펜 대기시켜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해 다소 불안한 제구력의 안정을 기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짧은 이닝에 김광현이 전력 투구를 한다면 실제로 SK 불펜진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완전 보직 변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광현은 SK 에이스라는 상징성도 있고, 풀타임 불펜 대기 경험이 없어 계투진에 실제로 도움을 줄 것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더욱이 SK 왼손 불펜 요원은 넘친다. 만약 김광현이 계투요원으로 나서 블론 세이브라도 한다면 가제도 구럭도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김성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사진=김성근 감독-김광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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