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고교 시절 후배 폭행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가 결정된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의혹이 최초 제기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영하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선웅 변호사는 31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수는 (학교폭력에 대해)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은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라며 "오는 10월쯤 첫 재판이 잡히고 연말쯤 돼야 어떤 결과가 하나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2월 고교 동기 김대현(LG 트윈스, 현재 군복무 중)과 함께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두 사람의 선린인터넷고 1년 후배 A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TV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영하, 김대현에 폭행, 가혹행위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영하도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2021년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인터뷰를 자청해 고교 시절 후배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영하는 당시 "저와 관련된 얘기들(학교 폭력 가해)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교 시절 투수조장으로서 후배들을 몇 차례 모아서 강하게 질책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지정해 괴롭히거나 폭력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두산, LG 구단은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관련자들의 중요 진술이 상충하고 양 측의 입장이 엇갈려 판단을 유보했다.
이후 이영하의 학교 폭력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지만 A 씨가 최근 스포츠 윤리센터에 신고를 접수하면서 진실공방이 다시 번졌다. 검찰이 피의자 신분인 이영하에 대한 조사 없이 불구속 기소를 결정하면서 확실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A씨 등의 신고로 스포츠윤리센터가 상반기에 용산경찰서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수도 센터, 경찰 조사를 모두 받은 상태다. 다만 검찰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보통 검찰 조사 없이 경찰 조사만으로 기소가 되지는 않는다. 약식명령이나 벌금으로 끝나는 사안이라면 검찰 조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이영하 선수의 경우 아마도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했기 때문에 급하게 넘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10월 첫 재판이 진행되고 12월 첫 선고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항소하는 측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하는 일단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공식 경기 출전 없이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김 변호사는 "판결 결과에 따라서 우리도, 검찰 쪽도 항소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쯤 마무리될지 쉽게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이영하 선수의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 여부의 경우 구단이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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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