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지성만의 심리 통찰이 ‘아다마스’를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아다마스’에서 하우신(지성 분)이 해송원을 쥐락펴락하는 스킬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에 더 없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던 심리전을 짚어봤다.
먼저 하우신은 사라진 살해흉기인 아다마스를 찾기 위해 해송그룹 권회장(이경영)의 대필작가로 해송원에 입성했다.
정재계를 넘어 대한민국 자체를 쥐고 흔드는 최고 권력자 권회장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하우신은 비굴하게 굴거나 아첨을 떠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권회장의 한 마디에 죽는 시늉도 하는 이들과 상당히 대조됐던 부분이었다.
여기에 하우신은 교묘한 언어로 상대방을 홀리고 가치를 폄훼, 제 발아래 굴복시키려는 권회장에게 “비즈니스 스타일이 원래 이러신가 봐요. 기선 제압용으로 가격부터 후려쳐 놓고 흥정을 거는. 공포감을 조성하시네요”라고 정확히 핵심을 짚었다.
부드럽고 온화한 하우신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면이 무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또한 언성을 높이는 일 없이 주고받는 대화만으로도 살벌한 긴장감을 자아낸 순간이었다.
이어 은혜수(서지혜)는 자신의 목적이 있어 하우신을 이 판에 끌어들여 놓고도 좀처럼 쉽게 손을 잡지 않는 비협조적인 조력자였다. 해송원에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 하우신이 그녀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도 일언 지하에 거절해 과연 은혜수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호,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던 터.
하지만 권회장의 눈과 귀로 가득한 해송원에서 그나마 뜻을 맞출 수 있는 이이자 아다마스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사람은 은혜수였기에 하우신에게는 놓치기 힘든 카드였다.
그런 은혜수를 움직이기 위해 하우신이 택한 방법은 허점을 찌르는 것이었다. 진범을 모른다고 거듭 부인하는 은혜수를 향해 “호칭에는 심리적 저지선이 드러나기 마련이죠. 단 한 번도 회장님을 아버님이라고 부르지 않더군요. 언제나 회장님, 그 이면에 깔려있는 건 적개심. 권회장이 잡히길 바라는 거죠?”라는 말로 그녀의 속을 꿰뚫어 봤다.
그럼에도 은혜수가 공조할 의지가 없 어보이자 보이스 레코더를 꺼내들며 대화 내용을 녹취했다고 알렸고 이를 통해 대필 작업이 중단될 상황도 넘겼으며 새로운 정보까지 입수할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맞바꿔내는 하우신의 기지가 빛났던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하우신에게 높은 적대감을 품고 있는 권집사(황정민)를 가장 공략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바로 권회장을 향한 높은 충성심이었다. 평생을 권회장의 수족처럼 살아온 권집사에게 그를 반하는 정보나 일 따위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 그러나 아다마스를 찾기 위해서 권집사는 하우신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하우신은 권회장과 권집사 사이 끈덕진 연결고리를 갈라놓기 위해 묘수를 꾀했다. 권집사의 죽은 아들 이야기를 소설로 작성, 권회장에 대한 불신의 씨앗을 심어 자라나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이 작전은 효과적이었다.
그간 아들의 이름을 입에 올린 적도 없었던 권집사가 “우리 훈이 이야기는 입도 뻥끗 마”라고 하는가 하면 아들이 목을 맨 나무도 베어버리는 등 변화를 보인 것. 하우신이 예측한 권집사의 각성은 해송원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이렇듯 외유내강의 정석 그 자체인 하우신이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지게 한다.
'아다마스’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사진 = tvN '아다마스' 영상 캡처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