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6 10:07 / 기사수정 2011.04.16 10:07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일본에서 두산으로 복귀한 좌완 이혜천(32)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큰 기대를 안고 홈 개막전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지만, 4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LG 타선에 5실점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9일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도 이혜천은 4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3과 1/3이닝 동안 KIA 타선에 4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그저 ‘초반 부진’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1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한 이혜천은 불과 1과 2/3이닝을 소화했음에도 불구, 1실점하며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승패는 병가(兵家)에서 늘 발생하는 일이지만, 이혜천의 이번 1패는 다소 뼈아픈 점이 있다. 팽팽한 투수전 양상에서 결승점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일본 무대 복귀 이후 큰 기대를 걸었던 이혜천이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의 모습만 보면 ‘실망’ 그 자체다. 그에게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야쿠르트 입단 이후 임창용과는 달리 팀 내 입지를 확고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입단 후 첫 해에는 42경기에 등판하며 평균자책점 3.65를 마크했지만, 이듬해에는 19경기 출장에 그치며 평균자책점 5.09에 그쳤던 그다. 2년간 이혜천이 던진 이닝 숫자는 54와 2/3이닝에 불과했다. 경기당 평균 1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실전 감각 부족으로 애를 먹는 것은 ‘해외 유턴파’들의 공통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지금은 LG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봉중근도 국내 복귀 이후 첫 해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 타자들보다 자신들이 던지는 ‘감’을 되찾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 진출 이전에도 극복하지 못했던 ‘제구력 문제’를 복귀 이후에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그는 세 경기 모두 빠른 볼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타자들에게 ‘딱 치기 쉬운 공’을 선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난타를 당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정도였다. 투구자세나 기타 기술적인 문제에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하다면, 잠시 2군 무대를 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과연 이혜천은 언제쯤 ‘일본무대 추억’을 잊고, 새로 출발할 수 있을까. 그가 살아나야 ‘만년 준우승 후보’였던 두산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이혜천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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