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감독 입장에서 참 쑥스럽네요."
LG 트윈스는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를 6-1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3위 키움과의 격차를 5.5경기로 벌리면서 2위 수성에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와 함께 2014 시즌(8승 7패 1무) 이후 8년 만에 두산에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우위가 확정됐다. 현재까지 9승 4패를 기록하며 후반기 잔여 3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2022년 잠실 라이벌전 승자는 LG로 남는다.
LG는 2015 시즌에만 두산과 8승 8패로 팽팽했을 뿐 2016년 7승 9패, 2017년 6승 1무 9패로 열세였다. 2018년의 경우 1승 15패의 처참한 잠실 라이벌전 성적표를 받아들였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9년 6승 10패, 2020년 6승 9패 1무, 지난해에도 6승 3무 7패로 LG는 두산만 만나면 작아졌다. 라이벌전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한 LG팬들의 뼈아픈 질타도 쏟아졌다.
올해는 달랐다. 전반기에만 두산에 8승(4패)을 수확하며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고 후반기 첫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곰 공포증'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류지현 LG 감독은 이튿날 잠실 라이벌전 상대 전적 우위 확정에도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8년 만에 두산보다 앞선 기쁨보다 지난 7년간 팬들에게 기쁨보다 실망을 줬던 부분에 대한 미안함을 내비쳤다.
류 감독은 두산전 상대 전적 우위 확정에 대해 "사실 창피하고 죄송한 일이다. 감독의 입장에서 참 쑥쓰럽다"며 "특정 팀을 떠나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끝까지 페이스 유지를 잘해서 시즌을 치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최근 선수단 분위기에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코칭스태프가 나서지 않아도 선수들 스스로 긍정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감독, 코치가 뭐라고 하지 않더라도 본인들이 즐겁고 신나게 뛰려고 한다"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관중들도 TV 중계를 보시는 분들도 팀 분위기가 어떤지 다 아신다. 이런 부분에서 봤을 때 최근 우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뛰어 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