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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가빈 인터뷰, "한국의 배구 열기 어메이징"

기사입력 2011.04.15 10:31 / 기사수정 2011.04.15 20: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경기장을 꽉 찬 관중들을 보고 흥분했습니다.

지난 해보다 배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것 같았어요.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고 캐나다도 배구 열기가 한국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삼성화재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끈 가빈 슈미트(25)는 한결 여유로움이 넘쳤다. 챔피언결정전 4차전 동안 홀로 192득점을 올린 가빈은 공격점유율이 매 경기 70%에 육박했고 마지막 4차전은 79%에 이르렀다.

모든 공격을 홀로 해결했지만 가빈은 "나 혼자서 이룬 우승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동료들의 도움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우승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가빈은 힘주어 말했다.

지난 10일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가빈은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정규리그 1위 팀 대한항공은 가빈의 위력적인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우승하고 난 뒤, 아직까지 편하게 쉬지 못했습니다. 인터뷰를 많이 했고 각종 미팅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마무리 훈련에도 임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휴식은 캐나다로 돌아가야 가능할 것 같아요."

삼성화재 우승의 일등공신인 가빈은 우승 이후 몰려드는 인터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9일에 열리는 프로배구 시상식이 끝난 이후, 캐나다로 돌아갈 예정이다.

포스트시즌 동안 가빈의 오른쪽 어깨에 남아있는 부항 자국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처음에는 동료들이 부항을 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해 보였지만 이제는 가빈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됐다.

"캐나다에 가더라도 부항을 가져가려고 합니다. 그곳에서도 어깨에 문제가 생기면 계속 부항을 뜰 생각이에요. 효과가 정말 좋거든요."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더욱 힘들었던 포스트시즌, 고생한 만큼 보람도 컸다

가빈이 한국 리그에 데뷔한 2009-2010 시즌에는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정규리그 16승 14패를 기록하면서 3위에 올랐던 삼성화재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솔직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에는 어느 정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었습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경기부터 이기자는 생각이 강했지요. 매 경기가 힘들었지만 결국, 모든 것을 극복해내 어매이징 했습니다."

삼성화재의 주장 고희진(31)은 이번 포스트시즌의 승부처를 LIG손해보험과 치른 준플레이오프 3차전으로 꼽았다. LIG의 페피치는 가빈에 버금가는 공격력을 과시했고 응집력도 정규시즌 보다 한층 짜임새가 있었다.

"LIG와의 준플레이오프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는 의견에 저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페피치가 포스트시즌에 올라오면서 정말 잘해줬죠. 하지만, 저는 매 경기가 모두 힘들었습니다. 특히,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피곤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정규리그에서 16승 14패에 머물렀던 삼성화재는 포스트시즌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9승 1패의 엄청난 성적을 냈다. 시즌 도중,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삼성화재는 기적을 연출하면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팀이 최하위에 떨어질 때도 긍정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는 것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지만 끝까지 팀에 도움이 되고자 포기하지 않았어요."



캐나다 대표팀 주장이 되는 것이 목표, 한국에 머물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가빈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었다. 팀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큰 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가빈은 팀 전체를 이끄는 고희진과 여오현(33)과 더불어 또 한 명의 '캡틴'이었다.

"앞으로 캐나다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요했고 제 역할을 다해보고 싶었어요."

가빈의 조국인 캐나다에서 배구는 비인기 종목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기인 아이스하키에 열광하고 있다.

"한국의 배구 열기에 매우 놀랐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와 풋볼이 인기가 있기 때문에 배구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아요. 앞으로 캐나다에서도 이러한 열기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가빈은 삼성화재에서 느리고 높이 띄워주는 볼을 때려왔다. 하지만, 캐나다 대표팀으로 돌아가게 되면 낮고 빠른 토스를 받게 된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빠른 배구를 오래전부터 추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팀들은 모두 빠른 배구를 하고 있어요. 캐나다 대표팀도 마찬가지죠. 한국에서는 높은 볼을 주로 때렸지만 지난해 여름 대표팀에서 뛰면서 빠른 볼에도 많이 적응이 된 상태입니다. 높은 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빠른 토스가 더 편하게 느껴져요."

가장 절친했던 동료인 최태웅(35, 현대캐피탈)이 떠난 점이 무엇보다 섭섭했다. 하지만, 새로운 주전 세터인 유광우(26)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우승을 향해 달려갔고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

삼성화재와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가빈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로 돌아가 어느 리그가 적합한지 고민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것이 가빈의 생각이다.

캐나다로 돌아가 가족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밝힌 가빈은 "드라이브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요. 다음 시즌의 일은 천천히 생각해보겠습니다"고 말을 맺었다.



[사진 = 가빈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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