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5 07:30 / 기사수정 2011.04.15 07:30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지독하게도 풀리지 않는 사나이들이 있다.
초반 부진하지만, 결국 시즌 막판에는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를 ‘슬로 스타터’라고 부른다. 8개 구단이 지난 14일까지 공히 10경기씩을 치렀다. 이러한 가운데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슬로 스타터 후보들이 각 팀 감독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다. 과연 진짜 슬로 스타터는 누구일까.
▶ 이승화, 21타수 무안타 타율 ‘0’
롯데 양승호 감독이 올 시즌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은 바로 ‘중견수 이승화’다. 수비가 좋은 그를 중견수에 놓으면서 지난 시즌 주전 중견수 전준우를 3루수로 돌려 이대호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전략. 일단 현재까지 양 감독의 묘수는 실패다. 이승화가 아직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부터 양 감독은 전준우를 다시 외야로 보내고 컨디션이 좋은 문규현을 활용하면서 이승화를 벤치에 앉혔다. 그나마 볼넷 한 개가 없었더라면 출루율마저 ‘0’이 될뻔했다. 통산 타율이 0.235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유독 출발이 좋지 않은 이승화다.
▶ 조성환-박한이 밥상맨의 침묵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직에서 물러난 조성환은 홀가분하게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현재 타율은 0.175. 10경기 중 7경기서 꼬박꼬박 1안타씩을 때려냈지만, 지난 시즌 타율 3위(0.336)의 위용에는 다소 모자라다. 타순도 3번에서 지난 시즌 막판 궁합이 잘 맞았던 2번으로 이동했으나 여전히 최강 중심 타선에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3할 타자이자 작년 플레이오프 MVP였던 삼성 박한이도 타율 0.161로 부진하다. 류중일 감독이 천명한 공격 야구의 핵심 인물로 꼽혔으나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한이의 부진으로 삼성 공격력 전체가 약화된 느낌. 일단 류중일 감독은 그를 꾸준히 2번 타순에 배치하고 있다.
▶ 김상현-최진행, 거포의 침묵
2경기만에 나란히 짜릿한 손맛을 보며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약속이나 한 듯 부진에 빠졌다. KIA 김상현은 3일 광주 삼성전서 카도쿠라에게 시즌 첫 홈런을 화끈하게 만루포로 뽑아냈다. 그러나 이후 거짓말같이 슬럼프에 빠졌다. 급기야 6~7번 타순으로 밀리더니 13일 광주 넥센전서는 등근육통으로 결장했다. 14일 경기서 복귀했지만 최근 5경기 무안타 행진이다. 시즌 타율은 0.111. 그나마 시즌 초반 활화산 같이 터지는 팀 동료들의 활약에 묻어가는 형편이다. 최진행도 홈런 2개를 치긴 했으나 최근 6경기서 단 2안타다. 시즌 타율은 0.189. 가뜩이나 허약한 한화 타선의 중심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 심리적 불안인가 기술적 문제인가
이 밖에 삼성 유격수 김상수도 타율 0.111로 부진하다. LG도 군입대를 미루고 절치부심 올 시즌을 준비한 박경수가 타율 0.161로 부진하다. 넥센 유망주 장영석도 꾸준히 출장하고 있지만 타율 0.172로 아직은 김시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선수들은 대개 시범경기나 연습경기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가 정규 시즌 시작과 동시에 페이스가 떨어진 케이스가 많다. 그러나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되면 타격폼 자체가 망가질 우려도 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이 때 기술적인 결함마저 노출하면 결국 회복 불능에 이를 수도 있다. 진정한 슬로 스타터는 이 모든 위기를 스스로 이겨내는 자에게 붙는 수식어다.
[사진=조성환-박한이-김상현-최진행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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