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정우성이 '감독' 이정재에 대해 얘기했다.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정우성은 안기부 국내팀 차장 김정도를 연기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정우성은 "영화 만족도는 좋다. 우리끼리의 의미부여에 머물지 않고 영화에 담으려고 한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결과물이 됐다는 만족도가 있다"면서 작품 공개를 앞두고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정우성이 연기한 김정도는 이정재가 맡은 박평호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이전의 정우성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호평까지 끌어낸 바. 그는 "감독님이 '애정필터'를 끼워준 것 같다. '정우성을 제일 멋있게 찍어주고 싶다'고 얘기를 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도라는 인물과 박평호란 인물은 각자의 존재감으로 살 수 없는 그런 걸 갖고 있지 않나. 서로가 맞섰을 때 거기서 형성되는 기류가 존재감을 높여주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 두 캐릭터에서 형성되는 팽팽한 긴장감, 그걸 충실하게 만들어내는 데에 신경을 썼다. 그게 잘 살아난 것 같다"고 짚어주기도 했다.
'헌트'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오랜 '절친'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한 작품으로 재회하기도 했고, 이정재가 처음으로 상업영화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 정우성은 "배우 이정재가 감독으로 도전했다는 게 첫번째다. 저희에게는 남다른 의미고 둘이 함께 연기한다는 것도 큰 의미이지 않나"라면서도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고. 그게 영화에 반영이 된 것 같아서 좋다"고 덧붙였다.
23년 만에 함께하게 된 과정도 설명했다. 정우성은 이정재의 출연 제안을 세 번 거절한 뒤, 네 번째 제안에 수락했다고. 그는 이를 언급하며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도 탄생할 수 있었다. 결과론적인 저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정우성은 "이정재라는 동료가 이 시나리오를 얼마나 끈기 있게, 집착이 아닌 애정으로 작업했다는 걸 옆에서 알고 있었다. '자기들끼리 놀았네'라는 이야기를 업계에서 듣지 않을 정도로 해보잔 결심이 섰다"는 말로 최종적으로 출연 승낙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감독' 이정재가 되는 과정도 다 지켜봤다. "감독을 찾다가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깊은데 연출을 직접 하면 어떻겠냐는 주변 이야기를 듣고 저한테 얘기하더라. '나더러 연출하라는데 어떻게 생각해?'라더라. 난 그때 '보호자' 촬영을 하고 있을 때였다"고 회상한 정우성은 "(이정재 씨가) '그거 어떻게 해. 힘들어 죽는 것 아냐?' 이럴 때였다. 나한테 그 이야기를 하는데 속으로 '이 양반도 고생의 문턱을 넘고 싶구나. 지뢰밭으로 넘어오고 싶구나'라는 생각에 웃었다. '난 죽었다 깨나도 연출 안 할 거야' 이러더니"라고 말해 또 웃음을 줬다.
그렇게 '헌트'의 감독이 된 이정재는 어땠을까. 정우성은 "진지함을 내포하고 있는 좋은 동료이자 바람직한 자세를 갖고 있는 좋은 신인 감독이었다. 어떤 선택에 있어서 책임감을 무겁게 갖고 있었고, 바람직한 신인 감독이었다"고 짚어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헌트'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