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MBC 드라마 ‘닥터로이어’에서 구현성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동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본을 보며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감정이 많은 캐릭터여서 대본을 더 꼼꼼히 보려고 노력했단다.
구현성의 결말은 다소 충격을 줬다. 아버지 구진기의 죽음이 제이든 리(신성록 분)의 탓이라고 생각한 구현성은 제이든 리가 임유나(이주빈)와 한국을 떠나려 하자 공항으로 달려와 제이든 리의 심장을 찔렀다. 이동하는 대본을 연구하고 분석하며 그의 행동에 공감하려고 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땐 충격적이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제가 분석하고 생각한 건 아버지는 구현성의 전부였어요.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고 원망도 하지만 사랑하고 사이도 너무 좋아요.
그런데 아버지가 무섭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된 게 아버지 때문이라는 원망도 해요. 질풍노도의 청소년 같은 마음인 거죠. 그럼에도 너무 사랑하기도 하고요. 그런 존재가 죽고 제이든이 그랬을 거로 생각하니 현성이 폭발한 거로 생각했어요. 그 순간 미쳐버렸다고 생각했죠."
실제 이동하와 구현성은 다른 면이 많단다.
“현성은 결핍 있는 인물이어서 민감하고 톡 건드리면 반응하고 폭발해요. 분명히 인정받고 싶고 잘하고 싶은데 항상 비교당하며 살았으니 열정과 오기도 생겼을 거예요.
자기 일에 열정이 있는 건 닮았지만 다른 건 다 달라요. 저는 굉장히 차분하고 정적이고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은 사람이거든요. 예의를 중시하고 조심스럽고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낯도 가리고 내향적이에요.”
‘닥터로이어’의 타이틀롤 한이한 역의 배우 소지섭에게 배운 것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그는 소지섭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저에게는 어릴 때부터 봐온 로망이자 스타잖아요. 어려울 것 같았고 떨리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어요. 막상 딱 뵀는데 선배님이 저에게 다가와 주시고 '대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어떻게 해야 재밌을까', '이건 어때', '저건 어때'라는 질문을 해주셨어요. 그때부터 마음이 편해졌고 질문도 많이 했어요. 같이 신을 만들어가는 게 재밌더라고요.
선배님들이나 스태프들에게 하는 행동이라든지, 항상 나와 계시고 미리 준비하고 대본을 분석하고 생각하는 걸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배우, 사람으로서 존경해요.”
이경영, 신성록, 이주빈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한다.
“이경영 선배님은 실제 아들처럼 대해주셨어요. 현장에 오면 ‘아들 이리로 와봐’라고 해주셔서 편했고 여러 가지로 저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많이 여쭤보고 조언도 받았어요. 아들로 먼저 불러주셔서 연기할 때 편하게 몰입해 좋았죠.
신성록 배우님은 연극 ‘클로저’ 때 함께했어요. 제가 한 살 어린데 빠른 연생이어서 친구이고 친해졌어요. 드라마에서는 적대적인 역할을 해 재밌더라고요. 의견도 많이 나눴고 톰과 제리 같다는 얘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이주빈 씨와는 겹치는 신은 없지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후 두 번째 작품이에요. 현성이가 워낙 임유나를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이주빈 씨에게 말을 놓지 않았어요. 끝날 때까지 사랑스럽게 소중하게 대해주자는 마음이었죠. 이런 부분이 연기할 때 나와서 호흡하기 좋았어요. 주빈 씨도 잘 받아줬고요.“
‘닥터로이어’로 얻은 것을 물으니 주저 없이 ‘좋은 사람들’ 언급했다.
“비슷한 맥락인데 소지섭 선배님을 보고 내가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할 수 있을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어떻게 하면 잘할까 하면서 배웠어요. 베테랑 선배님들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연기를 어깨 너머로 많이 배웠죠.
감정이 터지는 순간에도 여유를 갖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더 천천히 여유 있게 해보자 싶더라고요. 연기에 답이 있는 건 아닌데 그 순간의 눈빛, 감정, 태도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51k,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