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학생, 윤승재 기자) 남자배구 대표팀의 임동혁과 임성진, 박경민 99년생 트리오는 이번 챌린지컵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성인 국제무대를 함께 뛰면서 많은 팬의 환호까지 받는 값진 경험을 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32위)은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남자배구대회 3,4위전에서 체코(24위)에 세트 스코어 3-2(25-19, 25-16, 24-26, 23-25, 22-20)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위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는 임성진과 임동혁의 활약이 빛났다. 임동혁이 33득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임성진도 13득점 맹폭을 퍼부었다. 특히 이들은 이날 한국의 강서브를 주도하며 서브 에이스 5개(임동혁 4개)를 합작, 체코의 수비를 방해했다. 리베로 박경민도 5세트에 모두 출전하며 팀의 탄탄한 수비를 책임졌다.
임동혁과 임성진은 제천의림초-제천중-제천산업고까지 초중고를 모두 같이 나온 절친이다. 아울러 박경민까지 세 선수는 2017년 FIVB U-19 세계 선수권 대회 4강 주역들. 이들이 성인 국제무대에서 함께 뛸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서로 말로만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했던 소원은 7월 한국에서 열린 챌린저컵에서 이뤄졌다.
임성진은 “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 대표를 함께 했는데, 그 때도 ‘성인 대표팀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오늘 한 코트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예전에 했던 말들이 생각나더라. 앞으로 같이 오래 배구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임동혁도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고, 셋이 함께 하니 더 편했다. 성인 대표팀에서 계속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성인 국제대회는 기량부터 달랐다. 대한항공에서 ‘봄 배구’ 경험이 많은 임동혁도 당황할 정도로 상대의 높이와 파워는 남달랐다. 임동혁은 “국내 선수들의 블로킹은 외국 선수들보다는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 통했던 터치아웃 전략이 국제대회에선 잘 안 먹히더라. 다른 해결 방안을 잘 찾아봐야 할 것 같다”라며 앞으로의 성장에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 3천 명의 환호를 들으며 뛴 경험은 값졌다. 이날 경기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엔 3,350명의 관중들이 들어섰고, 한국의 득점이 이어질 때마다 엄청난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5세트에서 임동혁과 임성진이 막판 스퍼트를 내며 득점에 성공했을 때, 그리고 한국의 승리가 확정됐을 때 환호성은 최절정에 달했다.
임동혁은 “한 점 한 점 올릴 때마다 팬들의 함성과 열기가 와닿아서 소름이 돋았다. 국내에서 국제대회를 한 건 처음인데, 정말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임성진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 V-리그 7개 구단의 모든 팬들이 한 곳에 모인 것 아닌가. 기회가 와서 좋은 경험을 했고, 팬분들게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99년생 트리오의 값진 경험. 국제대회 경험을 강조하던 임도헌 감독도 흐뭇할 따름이다. 임 감독은 “이들과 허수봉, 임성진 등 98, 99년생들이 황금세대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이들이 한국 배구의 간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임 감독은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국제대회를 통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외국팀을 상대로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젊은 선수들이 잘해준 게 굉장히 고무적이고, 앞으로 다른 국제대회를 치르는 데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8월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더 많은 자양분을 쌓을 예정. 임 감독은 “더 많은 아픔을 겪어야 한다”라면서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길 기대했다.
사진=잠실학생 고아라 기자,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